카카오톡 이야기

그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고양이다. 동그란 눈은 강아지 눈보다도 순하고 귀여우며 몸은 작고 여리다. 이 고양이 사진은 그 날 이후로 일주일 째 그의 카카오톡을 지키고 있다.


그 일주일 동안 난 프로필 사진을 몇 번이나 바꾸었다. 인생을 퍽이나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사진으로. 하지만 그에게서 내 근황을 물어오는 카톡 메시지는 오지 않고 있다.


스크롤 바를 내려본다. 옛 남자 친구의 카톡 프로필 사진에 새로운 여자와 찍은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내가 결별을 선언한 사람이지만 그의 다시 시작된 연애를 목도하는 게 썩 기분 좋지는 않다.


스크롤 바를 올려 그의 고양이 사진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본다. 텅 빈 방에서 그를 종일 기다리고 있을 고양이처럼 나도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를 기다리는 여자가 나뿐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다. 하지만 그 느낌은 꽤 자주 찾아온다.


점심 시간이 지나고 다시 카카오톡에 들어가 본다. 그 새 그의 프로필 사진이 바뀌어져 있다. 쌍커풀 없는 눈매와 다부진 턱의 그가 나를 보며 웃고 있다. 새로운 여자를 만났구나, 하는 예감이 든다.


슬프기보다 세련된 느낌으로 결별을 전했다는 생각에 이 남자가 더욱 멋지게 느껴진다. 아마도 내가 미쳤나 보다.


그동안 나누었던 그와의 대화를 다시 한 번 읽어 본다. <뭐해요?> 하는 그의 물음 밑에 <그냥 있어요> 란 내 대답이 말풍선 안에 들어 있다. ‘책 읽고 있어요’, ‘무슨 일이에요?’ 등등의 문장을 놓고 머리속이 바쁘게 돌아갔던 일까지 세세히 기억난다. 내 솔직한 답은 ‘당신 생각하는 중이었어요’ 였다는 것도.


그와 더 가까워지면서는 꽤나 진지한 이야기들이 오갔었다. 나를 보고 싶다며 그는 어느 밤 고속도로를 달려 내게 왔다. 그리고 그 밤을 우리는 함께 보냈다. 그 후부터 나의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오늘로 일주일 째.


아이콘을 길게 누르고 있으면 프로그램 삭제가 가능하다. 카카오톡 아이콘을 꾹 누른다.


그와 나누었던 대화와 사진들, 문장과 문장 사이의 침묵 속에서 더 많이 오갔던 이야기들이 엄지손가락을 멈칫하게 한다. 하지만 환하게 웃는 그의 얼굴을 더 이상은 보고 싶지 않다.


<삭제> 버튼을 누른다. 한 마을의 역사가 댐 아래로 사라지듯 그와 나의 세계가 수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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