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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 Jan 12. 2023

쓰는 인간

글을 쓰는 이유 

왜 쓰려고 하는 걸까. 


쓰는 행위가 내 본질에 가깝기 때문이다.


난 누군가를 위로할만한 위치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히 내세울 것도 없다. 


그저 써야 한다고 느낀다.


내용이 뭐가 되었든.


내용은 기를 쓰고 만들더라도. 


쓰려고 하는 그 내용보다 쓰려고 애쓰는 마음을 지켜나가고 싶다. 


손이 굳는 걸 막기 위해서. 


언젠가 글이 머리 속에서 콸콸콸 쏟아져 나올 때 내 손이 그 글을 받아쓸 수 있도록 매일 매일 연습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매일매일 뭐라도 쓰다보면 머리 속에서 뭔가 근사한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내 머리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 익숙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뭐라도 쓰다보면 뭐라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아직도 뭔가를 희망하는구나, 그렇게 희망에 배신당했으면서. 그게 나구나. 


씁쓸하다. 


어떤 결과가 없더라도 난 쓰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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