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작가를 희망하며
어제 어학원 인터뷰를 보러갔다.
원래 열한시가 예정 시간이었는데 칠분 정도 일찍 갔다.
우리 집에서 걸어서 이십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였다.
빌딩 사층에 위치해 있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바로였다.
보통 학원은 오후에 시작해서 오전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보면 된다.
학원으로 들어가려는데 화장실에서 기척이 났다.
쳐다보니 한 남자가 화장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원장이구나.
직감이 왔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자
그는 조금 놀라는 것 같았다.
잡코리아에 올라간 몇 년 전 내 사진 속 나와 지금의 내가 많이 달라서일까.
괜히 위축이 됐다.
그는 내게 들어가라고 했다.
우리는 원장실로 들어갔다.
첫 느낌을 믿자.
이 곳에 오면서 한 생각이다.
뭔가 사기꾼 같지는 않은 느낌이었다.
책상 위에는 책이 펼쳐져 있었는데 소설책 같았다.
괜히 반가웠다.
"우리 학원은 원서로 지도하는 학원이에요."
그가 내게 처음 건넨 말이었다.
"원서라 함은 어떤 걸 말씀하세요?"
"뭐 다양하죠. 레벨에 맞춰서. 아주 쉬운 것부터 소설책까지."
그는 다시 한번 소설책을 언급했다.
소설을 쓰는 나는 괜히 기분이 좋았다.
"선생님은 실력도 되고 경력도 있으시니 가르치는 건 어렵지 않을 거에요. 그보다도."
그는 뜸을 들였다.
그래. 그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려는 것이다.
"아무래도 경력이 있으시니까 급여는 어느 정도 생각하세요?"
여기서부터 잘 말해야 한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인터뷰이다.
모든 것을 종합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지금 나는 어찌되었든 다니는 학원이 있다. 그러니까 구태여 희망 급여를 낮게 부를 필요가 없다.
아직 그렇게 미칠듯이 배고프지는 않다는 말이다.
나는 지금 받는 정도와 비슷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틀렸구나, 생각했다.
"저희는 그 정도는 맞춰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이렇게 인터뷰가 끝이 났다.
한 오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깔끔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스타벅스에 갔다.
아,참 아까 그의 책상 위에 그란데 사이즈로 보이는 컵에 아메리카노가 가득 차 있었지.
아메리카노를 아주 많이 마시는구나,
나와 취향이 비슷하네,
그런 생각을 했다.
스타벅스에 간 건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였다.
인터뷰를 마친 나에게 보상하는 의미에서.
어찌되었든 지금 다니는 곳에 정을 붙여야겠다, 고 다짐했다.
매일 원어민과 비교당하지만 어쨋든 급여는 꽤 되니까.
돈 보고 참아야지.
돈 보고 참는다는 게 좀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량맞은 생각도 들었다.
이게 맞는가, 거듭 생각했다.
맞았다.
지금으로서는.
내게 희망이 있다면 전업 작가가 되는 것.
전업 작가를 하면서 월 삼백씩 따박따박 벌 수 있으면 좋겠다.
어제까지 망설였던 '브런치로 성공한 작가가 되는 법'특강을 등록했다.
거침없이.
특강 신청서에는 왜 이 강의를 신청했는지 쓰도록 되어 있었다.
'제가 글로만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라고 썼다.
간절했다.
어서 이 생활을 벗어나고 싶다.
전업 작가가 되고 싶다.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고 싶다.
그 날은 올 것이다.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