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가 있지
오늘은 마음이 좋지 않은 날.
기도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커피를 산다.
이미 커피를 마셨지만 기분을 끌어올린다는 이유로 또 커피를 사는 마음.
이것이 어른이의 기분 전환법일까.
어렸을 때는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일하는 학원에서 어린이가 힘없이 앉아 있을 때가 있다.
원래 한없이 밝은 아이라 걱정이 되어 물으니
"저도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은지 모르겠어요. 점심 때만 해도 좋았는데." 하는 답이 돌아온다.
막연한 마음에 "그럴 때가 있지." 하고 대답했다.
그래.
나에게도 그 말을 들려줘야겠다.
"그럴 때가 있지."
"힘내지 않아도 돼."
집에 오니 고양이가 나른하게 눕는다.
매일 누워 있는 녀석.
부러울 따름이다.
저렇게 속편히 살고 싶다.
오늘의 교훈: 힘들 때 굳이 힘내려 하지 않아도 돼! 그냥 힘없이 가만히 있자.
어렸을 적 나는 일기 쓰는 걸 좋아했다. 선생님이 본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꿈에서 누구와 뽀뽀했다는 이야기까지 적었던 게 생각난다. 때로는 그림일기 숙제가 나오기도 했다. 그 때는 그저 부담 없이 그리고 글을 썼다. 그림일기는 조금만 글을 써도 돼서 오히려 좋았다. 그 마음으로 매일 그리고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