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에 봄이 오면
조용하게 봄비가 내린다.
온 초목과 산지에 조용히 내리는 비는 얌전하기만 하다.
세상이 물을 먹어 조금은 조용해졌다.
피어나려나 보다.
혼자서 푸릇해진 풀들이 노란꽃을 내고 있다.
저런 색이 어디에 숨어 있었던 건지 겨울에는 몰랐다.
그것만 몰랐으랴.
겨울인줄만 알았던 내 계절이 사실은 봄이었음을 그때는 몰랐다.
고양이들과 거북이들과
함께 하는 이 하루의 일상이 참으로 평안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늘 추웠고 배고팠으니까.
돌아보니 모두 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