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없는 전업주부가 되다

아이 없는 전업주부가 된 이유

by 아이없는 전업주부


"아이 없는 전업주부", 서두가 길지만 결국 백수다.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 성인으로 성장하였고, 결혼하여 남편의 지원을 받으며 늙어간다.


사회에서의 나의 위치는 없고 가정에서의 위치만 존재한다. 아이가 있다면 사회에서의 나의 위치는 엄마라는 존재가 되겠지만 아이가 없으니 그저 아내이고 주부이다.


이렇게 표현하는 게 누군가에겐 너무 자극적일까? 너무 자기비판하고 있는 걸까?

그래서 아이 없는 전업주부란 미사여구를 붙인 표현을 통해 백수가 자존감 지키는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내 주변엔 아이 없는 전업주부가 두 명 존재했다.

그들이 아이 없는 전업주부가 된 이유는

모두 다르나, 그들 삶의 선택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첫 번째는 조리학과를 졸업하고 식당에서 일했지만 식당 일이 버거워서, 아주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소개로 만난 남자와 결혼하고 전업주부의 삶을 시작했다.

나이가 어린 까닭일까? 그녀는 현재 2년째 아이 없는 전업주부다. 다만 그녀의 엄마와 언니가 모두 전업주부이기에 살림이라는 공통분모를 서로 소통하며 적성에 맞는 삶을 즐기고 있다.


두 번째는 회사 남자 직원과 사내연애 중이었는데, 남자 친구의 해외파견이 결정되면서 결혼 준비차, 파견 동행차 여러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해외에 나왔다.

그녀는 한 동안 힘들게 해외생활 적응기를 겪은 끝에, 결국 아이 없는 전업주부의 삶에서 벗어났다.

아니 탈출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왜냐하면 아이를 만든 게 아니고 해외에서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직업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이 없는 전업주부인 두 명의 지인은 나이도 같고 학력도 유사하다. 한 명은 살림이 적성에 맞다며 정말 행복해하고 다른 한 명은 일여 년의 아이 없는 전업주부를 경험하다가 전업주부이기를 포기했다.



나의 경우는 두 번째 지인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신혼생활 중 남편의 해외파견으로 아이 없는 전업주부 생활이 시작되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사회생활 경험은 무직이자 백수라는 현 상태의 자괴감과 새롭고 어색한 전업주부 사이에서 자아 분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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