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벌이, 둘째 낳아 말아?

첫째도 없는 데 둘째 고민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변 사람들의 요즘 최대 고민이 둘째 갖느냐 이다.


첫째도 없는 나는

참 적극적으로 같이 고민해준다.


나도 남편도 첫째라서

항상 속 편해 보이는 둘째를 부러워했는데

부모들의 고민을 듣다 보면 둘째는

첫째를 위해 낳으려고 하는 것 같다.


부모 떠나고 남은 세상, 형제와 더불어 살 게 해주고 싶은 마음.

놀이터에서 혼자 노는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너와 영원히 함께 놀아줄 친구가 필요하구나

그런 마음이 가장 큰 것 같다.


그럴 때 꼭 내가 찬물을 끼얹는다.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난 동생이 짐이었다고.

걔랑 놀다니 꿈도 못 꾸겠다고.


동생이 없던 때가 기억이 나지 않으니

동생이 없던 때가 좋았다고 감히 할 수는 없고

동생이 있으니 좋으나 싫으나 형제라

신경이 많이 쓰이긴 한다.


그때마다 차마 묻지는 못하겠는 질문.

외벌이에 4인 가족생활이 가능할까?


너희 집 경제적으로 여유가 되는 상황이냐고

자존심을 건드릴까 봐

가장 궁금하지만 속으로 삭힌다.


내 친구는 태교여행을 끝으로

6년째 비행기를 타 본 적이 없다.

해외여행은 무슨, 제주도 조차도.

그녀의 남편은 출장차 두 번 정도

콧바람이라도 쐬고 온 것 같은데,

전업맘인 친구는 그럴 기회도 없었던 듯싶다.


주재원으로 나와있어서, 나는 코시국에도 여행을 많이 다니고 있다.

한국도 이제 거리두기 제한이 많이 완화되고 있는데, 내가 있는 곳은 이제 마스크 쓰는 사람이 드물다.

가끔 랜선 여행하고 싶어 하는 그녀를 위해 영상통화로 카리브해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여주거나,

아주 이국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요즘은 그녀가 그렇게 둘째를 원한다.

오히려 반대로 남편은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끼며 살림하고, 취미생활 참아가며

여행 한번 못 다니더라도 첫째에게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그녀.


아이도 많이 컸으니 이제 우리도 조금은 허리띠 풀고 골프도 배우며 즐기는 삶을 살자는 남편.


그녀의 남편이 오죽하면 아이 데리고 나한테 놀러 가라고 자꾸만 등을 떠민다고 한다.

내년에 초딩 잼민이가 되는 아이의 첫 방학 때, 우리 집에 오기로 벌써 계획하는 것 같았다.


내가 어떻게 사는지 보면 둘째 생각이 접어지려나?

내년에 둘째 임신하고 태교여행 오는 거 아니야?


첫째도 없는 내가

둘째 고민하는 엄마들 얘기 듣고 있으면

가만히 드는 생각이 있다.

육아가 정말 고되긴 한데 정말 좋은가보다.

아이가 더블이 되어도 생활비가 더블로 치솟는 게 아니긴 한가 보다.


신생아 냄새가 그립다고 하는 친구.

아이 어릴 때 쓰던 물건들 꺼내보면서

둘째한테 물려줄 수 있을까 고민한다는 걸 보면

둘째를 낳아야 해결되겠구나 싶다.


부쩍 자란 아이도 자기가 입던 꼬까옷을 같이

개면서, 동생이 입어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형아미를 벌써 풍긴다고.


아이랑 엄마가 원한다는 데,

외벌이 남편은 알아서 돈 벌어와야지 뭐.

취미생활은 잠시만 더 접어두시길.


반면 나는, 첫째를 낳기에도 위험한 나인데

둘째는 꿈도 못 꾸겠지?

첫째를 낳긴 해야 하나?


첫째가 얼마나 예쁘면, 둘째를 낳으려고 할까

나도 그렇게 큰 사랑받고 자란 첫째겠구나.

내 눈치 보면서 키웠을 부모님 생각하면

동생에게 미안하기도,

그렇지만 모르겠다.

동생이 내 평생 친구?

첫째 입장도 좀 들어봐 주시길.


휴, 동생아. 사고나 치지 말고 제발..

무소식이 희소식인 것처럼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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