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달의 무거움
막달검사를 했다.
막달검사를 하는 날이라 그런가
일단 자는데 끙끙 앓았다.
왼쪽으로 누웠다가 저려오면 다시 오른쪽으로 눕고
자세를 계속 바꿔주지않으면 골반 어깨 다리 등이 저린다..
이 날은 유독 갑자기 몸이 무겁고 꼬리뼈가 아팠다.
기분탓인가?
집에서 씻고 알몸인채로 몸무게를 재봤다.
휴우.. 3개월 전인 한국 오기 직전보다 10키로가 쪘다.
전업주부가 되면서 5키로가 찐 상태로 임신을 했는데 임신 중기까지 3키로 정도 더 쪘다가
막달이 되니 임신 중기보다 10키로가 더 쪘다
이로써 나의 현 상태는
커리어우먼?일때보다 18키로가 더 나가는 거구가 되었다
한국 떠나기 전, 결혼식 가려고 샀던 딱 한번 입은...자켓형 원피스는 이제 팔은 겨우 들어가고 단추는 당연히 잠기지 않고 어깨와 등도 모두 작아졌다...
다행인건 나만 찐게 아니라 아기도 쪘다고 한다
우리아기 현재 2.6키로그람이란다.
18키로에서 반올림한 3키로는 내 살이 아닌거네
하하하하하!!!!
살이 찌고 부터는 옷을 특별히 산 게 없다.
어디론가 출근할 일이 없어서,
차려입고 나갈 일이 거의 없어서 필요가 없긴 했다.
그래도 매일 운동을 나가야 하니 운동복 정도가
필요했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허리춤에 고무줄이 끊어진 바지 하나가 넉넉해서 입고다닐만 했다.
이 바지는 한국에 오기 전 버리려다가
비행기탈때 편하게 입고 온 건데, 지금은 내가 유일하게 입을 수 있는 바지가 되었다.
친구들은 이맘때쯤 남편 옷을 많이 빌려입었다고 하는데
나는 남편과 떨어져있으니 딱히 빌려입을 수 있는 것이 없다.
배가 많이 불러오자 배를 덮어줄 허리가 긴 티셔츠나 입부용 바지가 필요해졌다.
이전에 입던 티셔츠와 바지로는 의도치않게 아랫배가 노출되더라...
허리가 긴 티셔츠는 다행히 회사다닐때 필라테스하느라 레깅스 입고 엉덩이 가린다고 사둔 게 좀 있었다.
임부용바지?는 없고, 4-5년전에 한창 입고 다녔던 치마레깅스들을 꺼냈다.
치마레깅스의 치마부분을 위로 올려서 배를 덮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레깅스의 무한한 스판이 그저 감사할 뿐
겨울이 되니 다행히 겉옷이 두꺼워져서
브래지어는 안한지 오래 되었다
도저히 임신 전에 입던 걸 입을 수가 없는데...
그렇다고 새로 사고 싶지도 않다
다이소에서 연결부분 연장되는거 천원주고 사서
일단 버텨보고 있다.
글을 적다보니 나도 참 왜 이리 처량하게 살고 있냐
아무튼, 막달을 지나오며 임부복 하나 산 거 없이
18키로나 찐 몸으로 뒤뚱거리는 중이다
뭐 맛있는거나 실컷 먹고 이정도로 찐 거면
억울하지는 않겠는데...
임신 중기까지 임당관리하고
임신 말기인 지금 소화도 잘 안되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데 참.... 많이도 쪘다.
아니지, 18키로 중 5키로는 실컷먹고 찐거긴 하네.
우리 동서도 그렇고 내 친구도 그렇고
회사사람들도 그렇고
다들 출산 후 이전처럼 다시 날씬한 몸으로 돌아와있던데...
나도 가능하겠지?
내 인생에 한번도 필사적인 다이어트를 해본적이 없다. 그럼에도 앞자리가 바뀔 정도로 살이 혁격하게 많이 빠져본 적은 있다.
대학 졸업반때 취직할지 대학원으로 진학할지 고민하면서 이력서 넣고 매일 좌절을 겪을때
대학원에서 졸업논문 쓸 때
취직하고 가스라이팅으로 고생했을 때 등등
일명 마음고생 다이어트로 말이다.
이번에는 육아로 마음고생 다이어트를 하게 될까?
휴우...
살면서 일년 반 만에 18키로가...이제 애기가 더 커질테니 20키로를 찍겠지? 아무튼 앞자리가 두 번이나 바뀌는 경험을 하고 있다보니
자존감이 이상하다..
이게 내 몸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다...
이대로는 안돼!
출산 후 산욕기 끝나면 나를 위해서
나의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 꼭 살을 빼야지
출산 후 달라진 몸을 받아드려야 한다던데...
예전에 입던 옷들 다시 입을 수 있게만 되도
좋겠다 ㅠ
나 괜찮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