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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없는 전업주부 Jul 29. 2023

애 없다고 역차별 당하는 심정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문화가 되었구나


그녀의 회사는 지금 직원들 간 전쟁중이다.

미혼 직원과 자녀가 있는 직원들 사이의 대립.

회사 역사상 처음이다

기관장이 복지혜택을 주겠다는 데

직원들이 반대하는 상황.



공공기관.

월급은 중소기업 수준이지만

워라밸이 중요한 그녀는 만족하고 다닌다.


그녀가 취업준비를 하던 대학생때는

은행원이 가장 인기있는 직업이었고

신입사원 연수로 크루즈 여행을 보내주는 조선회사가 승승장구 할 때였다.

그리고 행시를 준비하던 학생들은 공기업, 공공기관으로 갈아타 취업하곤 했다.


아, 그녀는 일명 sky 출신이다.


행시를 준비하던 그녀는

공공기관으로 노선을 변경해 취업했다.

어느 정도 회사생활에 익숙해 졌을때

그녀의 회사는 지방이전기관으로 선정되었다.

회사 사람들은 서울에 남기 위해 이직하기도 하고

유학을 가거나 대학원을 가거나 등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3년? 결국 그녀는 이도저도 못한상태로 회사에 따라 함께 지방으로 이전했다.


그녀는 처음이었다. 서울을 벗어나 살아본 적이.

그래도 재미는 있었다.

강제 이주당한 미혼남녀 직원들끼리 어울리며 으쌰으쌰 적응해갔다.

그러다 하나. 둘. 같이 놀던 직원들이 짝을 찾아 결혼하기 시작했다. 유독 사내커플이 많아졌다.


그녀도 주말마다 서울로 원정와 소개팅을 하고

때때로 연애도 했으나, 베필을 만나지는 못했다.


또 시간이 흘렀다.

공공기관인 그녀 회사는 육아에 관대하고 워라밸이 잘 지켜진다. 월급이 잘 안오를 뿐.

그래서인지 그녀의 부서 동료들은 후루루 결혼하더니 후루루 애를 낳고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그녀의 회사는 남자들도 당연하게? 육아휴직을 쓴다. 그래서 어느 때는 팀의 절반이 육휴중이기도 했다.


그녀는 무언가 억울해지기 시작했다.

일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휴직자가 많아질 수록

육아대체근로자가 뽑히기 전 까진

미혼인 그녀에게 일이 몰렸다.

그리고 무언가 당연하게 일을 해주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 시간도 어찌저찌 지나갔다

하나 둘씩 육휴 끝나고 직원들이 복직했다

이제 좀 나아질까 했더니

몇몇 직원은

돌봄휴가. 보건휴가 등등 육아를 핑계로

회사의 배려를 악용하기 시작했다.

하필 코로나도 터졌다.


새로운 기관장이 부임했다.

그는 직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인지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육아휴가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5세 미만 자녀를 키우는 직원은 하루에 두시간씩 휴가를 쓸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해당 직원들은 환호했다

육아휴가가 있으면

아이가 밤새 아플 경우 어린이집 보내기 전에 병원에 들르고 출근할 수 있고

어린이집에서 애가 아프다고 갑작스럽게 연락와도 얼른 데리고 올 수 있다.

너무나 고맙고 필요한 제도


그러나

미혼인 그녀는 이또한 악용되리라는 입장이다

정말 육아를 위해서만 해당 휴가를 쓸리 없다는 거다. 그리고 직원 간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왜 애없는 직원들은 차별받아야 하냐는 거다.


그래서 더 이상 육아를 핑계로 회사의 복지를 늘려주는 걸 반대한다.

그녀의 의견에 직원들이 뭉쳤다.

그리고 안타깝게?

회사의 대다수는 그녀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들은 이제 더이상 육아로,

애가 없다는 이유로 역차별 받기 싫다고

주장한다.

애를 낳기로 선택했으면 주어진 환경에서 그에 대한책임을 져야한다는 것.

자신 또한 주어진 환경에서 아이를 갖지 않는 선택을 한 것 뿐이라는 것.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모르겠다.

그저 아이를 낳아 키우는 나는 이런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

그나마 일반회사보다는 더 육아에 관대할 수 밖에 없는 공공기관인데도 육아를 대하는 분위기가

차갑다.


월급이 안올라도 워라밸을 중시하여

남아있는 그녀도

더이상 육아를 위해서만 복지가 늘어나는 건

역차별이라고 억울한 느낌이라고 한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이미.

아이를 낳고 키우기 힘든 분위기가 된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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