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회는 27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튀르키예 서부 발리케시르 대학에서 ‘슬픔과 희망'이라는 제목으로 12개국 아시아인들이 참석하여 아시아, 아나톨리아, 중앙아시아, 인도 문학, 영화, 지정학, 철학, 언어학, 회화, 인공지능(AI) 등을 주제로 11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학술교류의 장이었다.
나는 상호매체성 차원에서 재즈의 시각화(The Visual Transformation of Jazz )를 Keith Jarrett의 All The Things You are 즉흥연주를 바탕으로 논한 글을 발표하였다.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한 다른 선생님들에 비해 기호학적 배경도 부족하고 올해 첫 학기 시작에, 급하게 합류해서 준비 하느라 기간도 짧아, 걱정이 많았지만 나름 무사히 잘 끝낸것 같다.
학회 일정은 주로 언어학 전공에 동일 지도 교수님 학생인 C3와 같은 재즈 전공의 C1과 함께 했다. 다른전공이지만 동일 지도 교수님 학생으로 이미 수료하고 박사논문 통과만 남겨둔 아프리칸 어메리칸인 C4와도 발표 일정이 같아 함께 동행하며 전공외 미국 생활 및 예술 전반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그들과의 이런저런 대화를 통해 앞으로 연구활동적 측면에서 대인관계면에서 나의 박사생활이 어떠해야 하는지, 논문은 어떻게 준비하고 써야 하며, 향후 어디다 중심을 두고 매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좀더 깊어지고 싶다. 그동안 나는 너무 넓혀온것 같다. 얕은 지류가 아닌 굵은 지류 여럿을 만들고 이를 합치지 않은 채, 계속 새로운 것만 외치고 하나의 굵은 지류를 또 만들어 함께 나열하는 작업만을 계속 지속해왔던것 같다. 이제는 하나로 묶어서 정리할 때다.
물론 어디까지가 적당한 깊이인지는 모르겠다. 아무리 깊다고 생각해도 지금보다 더 깊이가 있다는 빌에반스의 말처럼 어쩜 파도 파도 만족의 끝은 없을 것이다.
학회 일정외, 남은 이틀은 주최측의 배려로 발리케시르 도시와 트로이 투어를 돌았는데, 투어를 도왔던 현지 학생이 말해 준 커피 점(튀르키예에서는 튀르키예 커피를 다 마시고 남은 커피 얼룩의 무늬를 보고 미래를 예언하는 점이 있다고 한다 )에서도 그런말을 들었다. 영화 듄에 나오는 사막안의 큰 벌레가 내 안에 쿰틀거리며 나오려고 한다는 것이다. 물이 아닌 뭍의 악어가 나와서 어슬렁 거리면서 무언가를 계속 찾고 있다는 말도 했다.
역시 나는 죽을때까지 호모 노마드의 운명을 타고 난 것일까?
여행은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방황하는 것이라지만, 이제는 정착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