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선생님은 C1과 내가 같은 시기, 같은 학회 소속으로 튀르키예에 갔는 줄 몰랐나 보다. 동시에 이스 탄불에 있는 HODJAPASHA 사진과 수피 댄스 공연 관련정보가 SNS에 올라 오니, 눈치 채신 듯, 우리 둘에게 인류 문화 중심축이 이제는 서서히 인도이슬람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현재가 동아시아(한자문화권)를 거치는 과도기라면, 이제 다음 다가올 커다란 시대, 세계적 흐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앞으로 취할 행동에 대해 깊이 사색해야 한다고 조언을 해주셨다.
선생님은 음악 평론가로서 오랜동안 인도도 여러번 다녀오시고, 산속에 오두막을 짓고 월든(Walden)의 데이비드 소로(David Thoreau)처럼 생활도 하셨다. 도인같은 행로와 풍모에 어느날, 한 기자가
”삶의 의미가 무엇입니까?“
물었다고 한다.
이에 선생님은
“삶에 의미가 있을까요? 지금 당신이 숨쉬고 보고 느끼는 것이 삶 인데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삶이 삶이지 무슨 놈의 의미냐라는 것이다. 자동차 열쇠에게 너는 왜 열쇠냐고 물어보는 거랑 무엇이 다르냐는 것이다.
인터뷰 안하기로 유명하신 성철스님을 산길에서 줄곧 기다리다가 결국 스님을 발견 한 기자는 다가가서 물었다.
"스님 조,석으로 이 길을 다니면서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요?"
이에, 성철스님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네? 아무 생각도 안해요"
K선생님의 말과 동일한 의미일것이다.
반면 의미치료(Logos Therapy)의 빅토르 프랭클(Viktor Frankl)은 의미를 찾아야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정신과 의사이자, 유태인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이다. 극한 상황에서도 생존한 사람들을 살펴보니, 그래도 삶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은 살아 남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주된 관심은 쾌락을 얻거나 고통을 피하는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 데에 있다. 자기 시련이 어떤 의미를 갖는 상황에서 인간이 기꺼이 그 시련을 견디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라고 말한다.
튀르키예 학회 1주일동안 무언가 거창한 것을 얻을려고 안했지만 얻지도 않았다. 물속의 모래는 가라앉고 나서야 분명해진다. 의미는 그 이후에 찾는 것이다. 없어도 상관은 없다.
담주엔 미국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