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지마 Feb 05. 2020

고등학생인데 로스쿨 가고 싶어요

아뇨 그러지 마세요 근데 정 오고 싶으면 어쩔 수 없고요

*워드프레스의 고등학생인데 로스쿨 가고싶어요 를 수정한 글입니다.

*2021/9/20 확장판을 썼습니다. 


트위터에서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고 ask.fm에서 익명질문을 받다 보니 로스쿨 가고 싶어하시는 고등학생 분들도 몇몇 만날 수 있었다. 나도 고등학생 때부터 변호사가 되고 싶었는데, 그때만 해도 워낙 알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에 고민도 많이 하고 헤매기도 많이 헤맸었다. 솔직히 로스쿨 생활이 워낙 힘들고 아직 다른 길도 많을 것이기 때문에 다른 길도 생각해보시라고 하고 싶지만, 일단 궁금하면 알아야 하니까 이런 지점들을 생각해 보시라고 예전에 써둔 글이 있어서 다시 가져와봤다.


워드프레스에서 쓸 때만 해도 아무렇게나 후루룩 뚝딱 써내려가면서 말투도 아무렇게나 하다 보니 글 자체의 신뢰도가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는 효과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나를 너무 믿지 말고 이런저런 걸 고려해서 여기저기 물어보라는 뜻으로 읽힐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브런치로 오면서 각 잡고 수정했더니 너무 힘준 글이 되어버렸다. 아이고 이게 아닌데.



1. 법대 가야 하나요? 아니요.

로스쿨 입시 처음 시작할 때,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내 말에 재시 중이던 친구가 이렇게 말해줬다.


로스쿨 입시는 학토릿이라고 해.


처음엔 학벌토익리트의 줄임말인 줄 알았다. 당연히 그게 아니고 학점토익리트의 줄임말이긴 한데, 애초에 학벌을 많이 보는 것도 사실이다. 흔히 자기 학교 이상을 못 간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그러니까 법대 가서 법공부를 하는 게 우선이 아니라, 최대한 높은 학교를 가야 한다는 것이다.

법대 안 가면 법공부 못할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공부는 혼자 해도 되는 것이고(어떻게 공부하면 되는지는 나중에 알 수 있다. 학교에서 복수전공을 하든, 인강을 사서 듣든), 사시 준비를 하지 않은 법학사의 경우 로스쿨 입학 후에 비법학사가 따라잡는 데에 얼마 안 걸린다는 말도 많이들 한다(솔직히 이 말이 진짜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냥 법학사들 긴장하고 공부하라고 하는 말이고 비법학사들 위로하는 말에 불과한 건 아닌지… 뭐 나도 흔히 '쌩비'라고 하는 법학 공부 거의 안 해본 비법학사였지만 로클럭 본시험도 봤으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닐지도). 대학교 가서도 계속 로스쿨 가고 싶은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그때 법공부 시작하면 된다. 로스쿨 입시를 준비하다 보면 법공부를 했음을 자소서에 어필할 필요가 있다는 걸 알게 될 텐데, 법전공이 아니더라도 학교에서 법 관련 수업을 들을 길은 어떻게든 생기는 것이고.

(*학벌 안 좋아도 로스쿨 갈 수야 있지만 좋을수록 기회가 많아지는 건 사실이다, 솔직히. 법률저널의 '서울대 로스쿨 어떤 이들이 들어갔나'와 같은 기사를 찾아보면, 서울대로스쿨이 1년에 150명 뽑는데 그 중 서울대출신이 100명이 넘는다. 그 외에 어느 학교를 봐도 스카이 출신 싫어하는 곳 없고. 저 비-서울대 출신들에게 어떤 대단한 스펙이 있을지는 저 기사만으로는 알 수 없지만 평범한 스펙을 가진 사람은 아닐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 같다)

다만 비슷한 급의 학교에 있어서도 로스쿨 가기에 더 좋은 학교가 있긴 하다. 자교 로스쿨 많이 뽑아주는 학교, 로스쿨 있는 학교, 로스쿨이 더 좋은 학교 등을 기준으로. 이를테면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에 고른다면 서강대보다는 성균관대나 한양대를 가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서강대는 40명짜리 미니로스쿨인데, 성균관대는 120명, 한양대는 100명 정원의 대형로스쿨인데다가 성균관대는 자교 출신을 많이 뽑는 것으로 보이니까(덧붙이자면 성균관대는 로클럭 대비와 관련해서 다른 학교에 비해 더 잘 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고등학생일 때만 해도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지 얼마 안 됐다 보니 이런 걸 기준으로 대학을 고를 수 있다는 걸 몰랐는데, 아마 요즘은 사설 입시학원 등에 문의하면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지 않을까…….



2. 전공을 무엇을 택하면 좋나요?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즈음에 막 로스쿨이 생겼나, 그랬던 것 같다. 그 즈음에 현직 변호사, 검사와 대화의 시간을 가질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누군가가 대학 전공 무엇을 택하면 좋냐고 물어봤는데 그들도 모르더라. 하긴 그때 만난 변호사 검사들 다 사시출신이었을 테니까. 그때 현직 법조인들 외에 입시 관련된 사람들 중에서는 철학과를 추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리트 칠 때 좋다는 거였는데, 솔직히 리트만 생각하고 철학과를 가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싶다.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 해야지…  나중에 들어보니 실제로 리트 추리논증에 실제로 도움되는 몇몇 과목들이 있다고는 하던데, 리트야 뭐 학원 다녀도 되고 철학 복전을 하든 청강을 하든 그래도 되는 거고.

사실 상경계 가는 게 제일 좋지 않나 싶긴 하다. 로스쿨 안 가고 싶어졌을 때 진로 돌리기에도 좋고… 아 이게 아니라; 내가 상경계 출신이 아니라서 딱히 느끼진 못했고 학원 설명회 등에서도 명시적으로 말해주지는 않았었는데, 서로연(다음 카페 '서로 돕는 로스쿨 연합'. 로스쿨 입시 관련해서 가장 큰 커뮤니티인 듯하다)에서 스펙평가 상담을 받을 때 상경/비상경 여부를 표시하는 걸 보니 로스쿨 입시에서 유의미하게 유리한 것 같다.

뭐 딱히 원하는 과 없으면 이과 가도 좋을 것 같다. 주변에 자연과학대/공대 출신 조금 있는데 공부 잘하고 잘 지낸다. 취직은 엄청 잘 될 거라는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주변 표본이 적어서 확실히는 말 못하겠으나 내가 고등학교 때로 돌아가면 이과 갈 것 같다(?).

실제로 로스쿨생들이 무엇을 가장 많이 전공했는지 보고 싶으면 법률저널의 'ㅇㅇ대 로스쿨 어떤 이들이~' 시리즈를 보면 된다. 링크는 '9년간 서울대 로스쿨에는 어떤 이들이 입학했나' 기사. 다만 법학사가 많은 것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나는 당시 로스쿨 생각만 한 것도 아니었거니와, 애초에 입학사정관제로 대학 갈 생각으로 생기부 장래희망에 변호사 대신 다른 거 적고 제일 가고 싶은 과 갔다.



3. 공부량 많지 않나요? 못 버티면 어떡해요?

이런 항목을 워드프레스 글에 만들어뒀던 걸 보니 누가 물어본 모양인데, 그걸 왜 벌써부터 걱정하시나요… 수능공부와 수험법학 공부는 양상이 달라서 딱 얼마나 공부한다고 설명하기가 좀 어렵지 싶은데, 걍 대학교 다니면서 이것저것 해보다가 그때 가서 찾아보고 고민해도 늦지 않다. 그리고 수능공부 했던 사람들이 더이상 공부하고 싶지 않아서 안 하는 게 아니고서야 공부량 많은 걸로 문제될 건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수험법학이 성향이나 재능에 좌우되는 공부인 것 같지도 않았고.



그 외에도 제2외국어를 하나쯤 해두면 좋고, 한자 공부를 좀 해두면 편하고 등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갑자기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지 생각이 안 난다. 나중에 추가해야지.

작가의 이전글 법원 실무수습(기본)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