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놀이시간이다.
공룡 꼬리에 밴드를 붙이며 놀았다.
내가"공룡이 꼬리가 아야했어"라고 하니 아이가 그 모습을 한참 보더니 말한다.
"공룡아 많이 아팠겠다"
두돌이 막 지난 아이 입에서 '많이 아팠겠다'라니
그 말을 듣고는 한참 멍-하게 앉아 여러 감정들의 소용돌이를 경험했다.
소용돌이 안에는 무거운 책임감도 있었다. 아이가 아플 때 마다 들려준 말들을 이렇게 내면화해서
자기의 말과 마음을 만들어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말이다.
그리고 또 마음의 한 조각안에서는 내 아이가 공룡의 마음을 이해하려 한다는 것.
'이해'라 하기엔 거창하고 들려온 말들을 내면화 하여 상황에 맞게 표현한 것이지만..
자신이 아닌 외부의 것에 마음을 쏟아 말로 표현한다는 그것에 감사함과 안도였다.
나는 내 안에 타인의 존재와 타인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진심으로 공감하기까지
수많은 분투와 노력과 알아차림과 치유가 있었는데
이것이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감정의 주고 받음 속에서 발달되는 당연한 것들이었음을
문득 깨달았다.
그러니 나의 내면아이가 보여 그걸 누리지 못했던 아이의 삶이 서글퍼지기도 했다.
나의 내면아이는 외부의 온갖 위험에 늘 자신을 보호해내느라
자기 자신으로만 가득 차있었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했을 테도,
배려없는 모습으로 비춰져서 오해를 받은 수많은 날들이 있었다.
안전한 감정들과 안전한 사람들에 대한 경험이
지난 날 트라우마의 기억을 희미하게 해줄 만큼의 시간이 지나가는 어느 날
나의 내면아이는 이제야 가능해지는 것들이다.
내가 아닌 타인의 감정을 진정으로 고려하는 것..
아이는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배워 온 말들도 마음에 담아와
나에게 이야기 하곤 한다.
"안이가 쉬야 할동안 엄마는 들어오지 않아요!"ㅎㅎㅎㅎ
"얘들아~~~ 이거 봐라~ 우와 신기하네"
사람들이 마음으로 보낸 언어를
아이의 가슴에 담아
집에 와서 풀어 놓는 그 모습들이 신기하고
반갑고 말의 무게로 인한 책임감을 느끼게 하고
여럿 감정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