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뭘 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뭐가 되든 된다고

by 놀마드놀


-아직 뭘 해야 좋을지 잘 모르겠어요. 이제부터 찾아보려고요.



-그래, 하고 싶은 거 다해봐. 네가 뭘 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회사를 그만둘 때 나의 퇴사를 응원해 주신 과장님께서 내게 해주신 말씀이다.

(남 보기에만)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어떻게 생각하면 무모한 선택을 한다고 타이르실 수도 있었을 텐데 너무도 따뜻하게 말씀해 주셔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회사 다닐 때는 내일이 오는 게 죽을 만큼 싫었다.

내일이 기대되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항상 퇴사를 마음에 두고 있었고, 뭐라도 시도해 보자는 생각으로 퇴사 전에 블로그와 유튜브를 시작했고 퇴사 후에 브런치도 병행하게 되었다.


사실 아직까지 뚜렷하게 잘된 건 없다.

수익은 한 달에 과잣값정도 버는 수준이다.

누구는 그 정도로 퇴사를 했냐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를 다녀야만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를 떠올려보면,

월급을 받지 않아도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세상이 뒤집히는 사건이었다.

콜롬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디딘 일에 준하는 큰 발견이었다.


우리 동네밖에 모르고 살던 코찔찔이가,

세계를 발견하고, 지구를 알게 되고, 우주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었다.


어리바리 코찔찔이는 아직도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이며, 그냥 좋아하는 걸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찾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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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말을 알 수 없는 '내 일찾기'의 항해에서 마음먹은 게 한가지 있다.



내가 하는 일만큼은 배우자를 찾는 마음으로 맞이하고 싶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돈이 많은 사람을 원할 것이고, 누군가는 성격과 가치관이 맞는 사람을 찾을 것이고, 누군가는 외모를 첫 번째로 보는 '얼빠'일 수도 있다.



나는 수 많은 조건 중에서도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마음'이 없다면 일도 사람도 오래갈 수없다고 생각한다.



"너 참 유난이다. 어지간한 사람 만나서 결혼해. 그놈이 그놈이고 다 똑같아. 다 그러고 살아."

세상이 정한 결혼적령기를 넘긴 사람이라면 저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없어. 다들 먹고살려고 하는 거지. 큰 의미를 두면 너만 힘들다."

일이 힘들고 맞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면 저런 말들이 돌아오곤 했다.



그런데 나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 하고, 정말 즐거운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살면서 매 순간 겪는 힘든 일을 이겨내는 힘은,

그 사람이나 그 일을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에서 오기 때문이다.



그 사람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결혼생활의 크고 작은 위기를 기꺼이 이겨나갈 수 있다.

일을 하면서 따라올 수밖에 없는 인내과 고통을 이겨내는 힘의 근원도 그 일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다.




사람은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

눈이 반짝거리고 말이 많아진다.

나는 항상 반짝거리는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나에대해 이야기하고싶다.



마음이 끌려서 나도 모르게 하게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나의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고 싶을 만큼 소중한 한 가지를 찾고 싶었다.

쥐어짜듯 힘을 내서 하는 게 아니라 힘을 빼고 내 속도대로 가고 싶다.

나를 먹여 살리는 고마운 '일'을 하면서 하기 싫고 괴롭다며 울고 싶지 않았다.

내일 죽더라도 오늘 나는 이걸 할 거야 라는 생각이 들 만큼 가치 있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은 그 무엇보다도 그냥 순수하게 어떤 것이 좋다라는 감정에 집중하며 나아갈 생각이다.

멈추지 않고 지치지 않고 꾸준히 가기만 하면 된다.

잘 가고 있다면 감사한 일이고, 잘못간 길에서 더 광활한 대륙을 발견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이 가장 기대되고,

사귀기 전 썸 타는 단계가 가장 설레는 것처럼

원하는 것을 향해 가던 때가 가장 좋았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 올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가 뭘 하게 될지 너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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