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21일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2차 발표 ; ‘지방분권과 경제’에서 ‘토지공개념’이 등장했다. 조국 민정수석은 ‘경제가 성장해도 가계 소득은 줄어들고 경제적 불평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토지공개념 명문화 사유를 밝혔다. 빈곤의 대물림, 중산층의 붕괴 등 양극화를 해소하는 길로서 ‘토지공개념’을 제시하는 것이다. 위헌공격을 받고 있는 토지공개념 3법(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토지초과이득세)을 이번 개헌안으로 못 박겠다는 의사 또한 비추었다. 개헌안의 주된 요지는 다음과 같다.
현행 헌법 「제 23조 제 3항 :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 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 및 「제 122조 :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에 근거하여 해석상 인정되는 토지공개념을 「제 128조 제 2항 : 국가는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법률로써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로 분명하게 명기하는 것이다.
결국 문 정부의 개헌안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지만, 우리의 개헌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는 시사하는 바가 짙다.
‘토지공개념’은 토지가 특수하다는 전제 아래 시작된다. 칼 폴라니(Kal Polanyi)의 말처럼 토지는 자연의 다른 이름이고, 노동·화폐와 마찬가지로 판매를 위해 생산되는 것이 아니기에 상품으로 거래되는 시장경제의 원리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 토지는 인간이 노력해서 만들어낸 것도 아니고 늘릴 수도 없으며, 자리를 옮길 수도 없다. 이와 같은 고도의 공공성으로 말미암아 일반 상품처럼 시장에 맡겨놓을 경우 투기와 불로소득의 사유화 등 각종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그런 까닭에 토지의 소유와 처분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적절히 제한 될 수 있다는 개념이 ‘토지공개념’이다.
토지공개념은 제헌헌법 제 86조 ‘농지는 농민에게 분배하며 그 분배의 방법, 소유의 한도, 소유권의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써 정한다.’에서 ‘평등지권’의 이름으로 최초로 드러난다. 그리고 1950년대 농지개혁이 이에 의거해 시행된다. 농지개혁은 지주를 해체하고 토지의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 유례없던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낸다. “토지개혁으로 조그만 땅뙈기를 갖게 된 수많은 자영 농민들의 자발적 노동과 창의력이, 그 말릴 수 없는 교육열이 오늘날 대한민국 자본주의 경제발전의 기적을 만든 에너지의 원천”이 되었다.
경자유전의 원칙이 헌법에 명기됨으로써 농지개혁이 성공했음을 감안할 때, 천정부지 치솟는 집값과 멈출 줄 모르는 부동산 투기를 멈추기 위해서는 헌법에 토지공개념을 단단히 명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현주소를 잘 진단해야 한다. 고삐 풀린 정글자본주의가 폭주하면서 불평등이 심화되었을 뿐더러 부동산과 금융 분야를 위시해 지대추구(rent seeking)와 탈취를 도모하는 투기성 자본축적이 고도화된, 각 지표가 보여주듯 미래에 대한 기대가 점차 사라지는 ‘헬조선’이다. 우리의 정신과 이념이 집약된 헌법의 재정비가 시급한 이유다.
현행 현법에 명시되어있는 조항으로는 ‘해석상의’ 효력만 발휘될 뿐이니, 명문화 작업이 필요하다. 토지+자유연구소에서 제시한 개헌안을 요약하며 글을 맺는다.
현행헌법 119조에 ③항 ‘국가는 토지와 천연자원으로부터 소유자의 생산적 노력 및 투자와 무관하게 발생하는 이익을 환수할 수 있다.’을 추가하고 122조 ①항을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를 효율적이고 균형 있게 이용·개발·보전하고 투기를 방지하기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토지공개념 등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 ②제 1항의 구체적인 수단은 시장 친화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 2019.3.25 김동춘 교수의 <정치사회학> 수업 과제로 제출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