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1. 끄적임

by 노마 장윤석

자신을 선생님이라 부르지 말라던 어느 선생님이 들려준 이야기다.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을 꾹 참았더랬다. 주워들은 이야기도, 자주 올라오던 슬픔도, 견디기 어렵던 화들도 온데 뭉쳐 한이 될 때까지 그저 참기만 했단다. 말을 내뱉어서는 안 되니까.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수면 위로 올리려는 힘과 이것은 어찌나 이리 다른가. 참는 법, 꾹 참는 법, 돌아보는 법, 되돌아보는 법.. 내가 해왔던 것도 이런 것이었을까. 아니면, 답답한 심정을 달랠 바 없어서 혼란스럽고 혼미한 생각들로 일었던 모든 것을 망각해버린 것일까. 직면이라는 말은 늘 너무 강하다. 일련의 쟁들을 모두 읽을 자신도, 소화할 자신도 없다. 길을 잃었는데 계속 가고 있다. 길을 제대로 걷고자 매일 아침 솟는 마음들을 지나보내며, 그 가운데에서 사랑을 복원하고자 하고 있다. 나의 시인이 섰던 문장들은 분명 어떤 상실감이자 시련이었는데, 나의 것은 푸념 그 이상은 못되는 것 같다. 이것은 어떤 증언도 아니고 말하자면 편협함 짝인데 그 이상으로 갈 용기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지키고 싶다. 어떤 존엄을 지켜내고 싶다. 그래서 미뤄둔 것들을 해내야 할 것 같다. 설령 그것이 착시라 하더라도 지켜내고 싶다.


고상지 - Obliv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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