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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5.

십이월의 중순

by 노마 장윤석

십이월의 중순이 지나갈 무렵 나는 다시 고비가 찾아왔음을 느낀다. 집에서 잠을 못 잔지 삼일 째 된 것 같다. 모두 잠은 잤다. 어딘가 불편하게 라꾸라꾸 참대에서. 매일 밤을 새겠다는 각오가 실패로 돌아간다. 그렇다면 최적의 삶은 건강한 지속가능성일텐데, 한번 어그러져버리자 돌아가기 힘든 것이다. 버틴다, 는 괘가 나온 이후마음을 잡으려 상당히 노력해했다. 그러ㅏ 그 마음이 이주만에 다시 갈 길 없는 마음으로 변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쓰는 것들의 특징은 이렇게 말해두고 뱉어두고 가지 않으면 현실 세계라 추정되는 나의 삶을 한 발자국도 못 나갈 것 같아서 쓰는 것이다. 나약하고 무기력하고 덧없는 삶의 진리를 충분하게 느끼고 음미하되, 이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다시 믿음과 다짐을 표하겠지. 이 과정 자체가 하나의 희망길어올리기 일테니, 그에 충실하자.


실은 두려운 것이다. 시간이 없는 것도 거지만 그보다 두려운 것이다. 마음이 허락하지 않고 용기를 내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굉장히 두려워서 그렇다. 무엇이 두렵나. 인정받지 못할까봐, 라는 단순한 이야기의 시작부터 해낼 수 없을거야 라는 말들, 무서울 거야 라는 비판에 대한 공포, 살릴 수 없을 꺼야라는 불안감 까지 모두 있다. 평화와 사랑을 말하기에 나는 너무 실력없는지도 몰랐다. 녹색당에서 그간 길어내려고 했던 것들이 얼마나 충분히 의미있는 시도였나. 시도일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그렇다면. 그렇다면. 그렇다면. 내가 가진 확신과 제안은 두려움과 불안에서 나오는 것이다. 용기는 불안을 극복하거나 불안을 숨기기 위해서 치솟는다고 생각하다. 자기가 그것을 인지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이렇게 표현할 때 이 과정은 일 단계 이 단계의 상향식 진보 매커니즘이 아닌 순환의 관계이다. 반복하는 것을 지겹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반복하는 것은 순환하는 것이다. 그것에 대한 아침마다 찾아오는 모닝 자학 평가를 제쳐두더라도 순환하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것이다. 유별날 것 하나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다. 지금 이 순간이다. 나에게 남은 것과 해야할 것과 무관하게 지금이 주어져 있다. 지나갔을 때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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