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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 장윤석 Mar 23. 2023

2023.3.23. 끄적임

  오늘은 내가 방황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내일의 나는 그간의 값을 치러야 한다. 일을 한다는 것은 일상이자 소명이다. 일상이 무너져 있을 때의 일과, 소명이 흔들렸을 때의 일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것은 어떤 면에서 당연한 일일 수 있다.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이 뒤늦은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게 벌써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예사롭지 않게 버겁다. 내가 잊었다가 내가 다시 상상해서 살피는 그것. 이번에 월급을 받으면 꼭 미뤄두었던 치료를 가야겠다. 아프다 나는 지금. 갑자기 세 얼간이 생각을 했다. 인도가 가고 싶은가 보다. 마음을 찾아서 떠나는 여정을 어제 다시 마음먹었다. 잃어버린 꿈을 다시 상기한다는 것이 가지는 설렘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더는 침울해 할 필요가 없다. 이제 나는 여행을 앞두고 잘 정리하면 된다. 잘 정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 또한 수행의 영역일지다. 몸을 만들어야 하고, 돈을 모아야 하고, 언어를 연습해야 하고, 떠날 수 있게 잘 정리해야 한다. 여행자의 마음이란 그런 것이어서. 그간 3일 밤낮의 갈등과 고민들이 이것을 위한 시간들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대학, 고등학교, 이렇게 저렇게 한 꺼풀 두 꺼풀 나를 찾아서 내려가는 여행의 자락 가장 밑에는 무엇이 있을까. 결국 원이 말이 맞았는지도 모른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출가다. 어떤 의미로든지. 한 꺼풀 정리된 생을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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