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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20

by 노마 장윤석

주고 받는다. 들락 날락 왔다리 갔다리 오고 가면 좀 낫다. 나아지는 데는 말이 필요가 없다. 나아지면 나아진거다. 관계의 오묘한 힘에 대해서 며칠 새 이상한 감동을 받고 있는지도. 그래. 연결감으로 살아가는 거였다. T든 F든 E든 I든 관계의 모양과 결 정도 다른 거지 우리는 타자를 필요로 한다. 그 말은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살짝 희망을 엿봤달까(감귤, 2023.6.19). 모두가 저마다의 하루가 고될 것이다. 집에 돌아가는 심야버스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말해 주지 않는 낯선 이들을 본다. 서울의 밤은 너무 밝다. 어젯밤 자정 경 불빛이 거의 없는 심학산 자락길을 따라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무서움을 느꼈다. 밤 산은 무섭다. 그 음산함이 나를 뒤덮는 것 같다. 그러나 그 서늘함에서 내가 정렬되는 것 같았다. 도시에서 너무나 비대해지고 만 자아와 관념의 늪에서 야산의 서늘함이 동아줄을 내려준다. 다시 혼자가 되어가는 것 같다. 혼자가 무섭지만 마음이 시키는대로 살아야 한다. 혼자가 되지 못하는 이는 공동체 안 관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기 마련이다. 혼자가 될 때 사람은 혼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리움과 소중함은 몸의 감각에 달려있다. 처음에는 관계를 찬양하더니 갑자기 홀로를 찬양하는 것이 이상해 보일 수 있겠다. 숙제다. 우리는 어떻게 서로 따로 또 같이 살아갈 수 있을까. 나를 지키는 건강한 붕괴를 갈망하고 있다. 다소 자기 파괴적으로 보이는 말들일까. 이쯤되면 아무것도 모르겠다. 나는 이런 말이 안 되는 자연스러운 말들이 밖에 튀어나올까봐 걱정했는데 오늘 누구는 이 말들이 편하다고 말해주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덕분에 편안함을 얻는다. 아무래도 홀로이기는 글렀다. 부디 우리들이 편안하기를 바라요. 작심삼일 넘겨서 기분이 좀 낫다. 우리 덕이다. 정성과 평화를 담아, 윤석 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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