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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21

by 노마 장윤석

발표 같은 걸 앞둔 날이면 늘상 심장이 쿵쾅거린다. 내가 뭘 안다고 뭘 말하나. 물론 대개 발표를 한다랍시고 앞에 서는 사람 대부분이 잘 모르는데 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당신의 이야기와 고민으로부터 진실되게 흘러나오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실은 흔치 않았다. 내 걱정은 난 전자라는 것. 그리고 뭔가를 지나보내기 위해서라도 아는 척을 해야 한다. 교묘하게 그리고 그럴 듯 하게 아는 연습을 해온 결과 나는 소문난 똑똑이(그렇게 소문나지도 않았으면서)가 되고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헛발질을 하게 되었다. 물론 내게는 늘 진심이 있었다. 진심 아닌 연구나 활동은 하려 해도 할 수는 없다. 다만 솔직하지는 못했던 거다. 이제 다 그만둔다고 생각하니 편하고 또 아쉽다. 유종의 미를 잘 거둘 수 있을까. 그건 매일 에브리 싱글 데이에 달려있다.


좋은 아침이다. 새벽 세 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웃겼는데 역시나 다섯 시에 일어났다가 졸다가 일곱 시에 나왔다. 나는 자꾸만 물리법칙을 거스르려고 하는 것 같다. 의지박약도 한 몫 했다. 미어캣의 표현에 의하면 이 또한 스스로의 일부지만, 괜스레 맘에 서리는 자책감을 피할 길이 없다. 대부분 일 이야기로 나를 구성하는 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도마는 겨울 발라드에서는 “길을 잃어보자. 정답처럼 그대 서 있다면 우린 다시 만날꺼야”라고 말했다. 갑자기 길을 찾으려고 애써왔던 시도들이 웃겨졌다. 요가를 할 때도 잘 하려고 힘주면 더 안 된다. 자우림의 디어마의올드프렌드는 들을 때마다 약간 글썽거리게 된다. 우리는 이런 연결감으로 살아가는 걸텐데. 정성과 평화 담아 윤석 성화,


자우림 - 디어마이올드프렌드


참 많이 웃었지, 너와 함께 있을 땐

별 것 아닌 얘기에 실없는 농담에

너의 어깨에 기대어 울던 날도 있었지

상처 받은 마음을 넌 다독여 줬어

네가 있어 줬기에

나는 내가 된 거야

조바심 내지 않아도

곁에 있어 줘서

아무 걱정 하지마

너는 너로 된 거야

가장 외로운 날에도

내가 여기 있을게

세월이 너무 빨리 흘러가도

세상이 이렇게 변해 왔어도

너는 내가 알던 그대로

그 좋은 사람이라 말할 수 있어

긴 듯 짧은 우리의 매일이

영원히 계속되진 않으니까

지금 너에게 내 마음을 얘기한다, my old friend

My dear, my old friend

네가 있어 줬기에 나는 내가 된 거야

조바심 내지 않아도 곁에 있어 줘서

아무 걱정 하지마, 너는 너로 된 거야

가장 외로운 날에도 내가 여기 있을게

세월이 너무 빨리 흘러가도

세상이 이렇게 변해 왔어도

너는 내가 알던 그대로

그 좋은 사람이라 말할 수 있어

긴 듯 짧은 우리의 매일이

영원히 계속되진 않으니까

지금 너에게 내 마음을 얘기한다, my old friend

My dear, my old friend

My dear, my old 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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