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4.17. 끄적임

by 노마 장윤석

시간들을 돌아보자. 제대로 된 회고와 계획이 스민 일기를 쓴 지 조금 되었다. 정신없이 바빴던 것은 아니다. 나름의 일상도 있었고, 나름의 일과도 있었다. 행복하지는 내 마음에 들지는않는 하루, 정도로 해둘까. 루틴이 망가지고, 일이 꼬이고, 관계에 실금이 가고, 몸은 뼈근하며, 지금-여기-가까이를 알아차리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눈 깜짝할 사이에, 어느새 그렇고 그런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참 이상하지, 오대산에 올 때 마다 심장이 벌렁벌렁 했는데, 오대산에 오게되면서 그래 갓생 아니 중생(重生; 영적으로 다시 새사람이 됨. 거듭남)해보자 했는데 어느새 한 달 하고도 절반이 흘러가있다. 오대산의 기운을 받아, 사상계를 온고창신하고, 생명문화의 초석을 다지며, 오래토록 피하고 끌어온 논문을 직면하리라 하는 포부는 공상이었을까. 가만보면 힐긋흘긋 나름대로 건드려도 보고 이것저것 만져도 보고 애써도 보고 울어도 보고 화내도 보고 밤도 새보고 했으니 후회할 것 까진 아닌 듯 하나 뭔가 요래저래 이상하게 된 것만 같은 기분에서 벗어나기란 마뜩치 않다. 그저 그런걸까. 삶이 다? 모두 다 이래저래 사는걸까? 그렇구나 해야하는 거겠지? 마음 살피기가 가장 어렵다. 곱게 늙기가 제일 어렵다. 나를 믿어주고, 지지해주고, 기대해주고, 사랑해준 마음과 시선을 되새기면서 계속 오늘은 다르게 살리라 마음 먹어야 하는 거겠지? 로딩 시간을 줄이는 게 목표인데 나라는 생명이 그럴 수 있는 지 모르겠다. 가만보면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끄적임은 다 일하기 전 로딩 시간에 나왔다. 주객전도를 너무 좋아하는 게 아닐까. 체계적인 루틴과 하루를 만들고 싶다, 이 욕망과 작별해야 하는 걸까, 포기하지 않는 도전을 해야하는 걸까.


아, 세월호 11주기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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