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9.18. 끄적

by 노마 장윤석

이 나이(?) 정도 살게 되면 자신의 장단점이 비교적 객관적으로 눈에 들어온다. 어떻게 일해갈 것인가 하는 지점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장점: 꽂히면 간다, 스스로의 감각을 사랑한다, 호언장담을 잘한다, 조화를 추구한다, 꿈도 욕망도 많다, 사건과 변수에 능하다, 한 번 빠져들면 주욱 몰입한다, 원활하게 소통을 잘한다, 말하기에 능하다 등

단점: 만성 지각병을 앓고 있다, 지속적인 일상의 꾸준함에 약하다, 하기 싫거나 왜 하는지 모르겠거나 마음이 요란하면 늘어진다, 호언장담을 잘한다, 원 포인트로 예리하지는 않는다, 듣기에 약하다 등


다시금 생의 중요한 분기점 같은 것을 앞두고 있다 싶다.


어디로 어떻게 박사를 갈 것인가.

사상계에 올인할 수 있을 것인가.


진심으로 모든 것을 다 들여 집중하고 싶다가도, 그러기가 무섭거나 그럴 자신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열심히 일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내고 있다는 감각도 있다. 후회 없이 하고 싶은데, 정말 그럴 수 있나 싶기도 하고.


머릿속을 왕왕 메우는, 마음을 찹찹 뒤집는 그런 꼬인 부분들을 하나하나 수월하게 풀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요새 일기를 잘 쓰게 되지 않는 까닭이 무엇일까. 마감 때문에? 그렇다면 SNS에 뜸한 까닭은 무엇일까. (인스타는 릴스 안 보려고 삭제했고 페북은 요란해서 삭제한 것도 있지만) 뭔가 속세를 벗어나고 싶은 회피-귀양-이주-탈주 뭐시기의 마음이 없다고는 못하겠다.


강원도 오대산이라는 이 적당한 거리는 참 좋으면서도, 다가오는 기후정의행진에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놀라운 생각이 이상하게 마음을 스친다. 지금도 계속해서 열심히 무엇인가를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나는 내 위치에서 그만큼의 애를 쓰고 있는가 싶은 것이다.


그런즉 질문은 늘 그렇듯이


나는 누구인가

어찌 살아야 하는가


답도 늘 그렇듯이


내 안에

그리고 내 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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