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화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컴퓨터도, 톡방과 텔방도, 메일로, 주소록도, 노트도, 기억도. 그래도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까와서 잘 아카이브를 해두는 것이 먼저. 위기는 생각을 바로잡는다. 근래 나에게 다시 여러 관계망의 위기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짧은 경험상, 이럴 때는 내 삶을 내가 감당하지 못해서 그렇다. 밀리고 밀리는 마감, 자꾸 까먹는 많은 것들, 반복되는 (악순환의) 갈등 양상, 난리난 바탕화면, 멈추지 못하는 릴즈질, 게임에 취하고 싶은 마음, 약속을 막 늘렸다가 또 막 취소하고 싶은 마음 등등. 좀 과장해서 적기는 했다. 다시 무언가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는 것을 보니 때가 왔나 보다. 호흡을 가다듬고 가다듬어야 할 시간들. 이렇게 끝도 없이 하루하루 날치기 시간들을 이어가다가 울고 싸우게 되느리 지금 다시 가다듬고 다가듬을 필요가 있다. 내 혼란을 공개적인 온라인의 공간에 올리는 것은 혹여나 이 Rmwjrdla을 읽을 누군가에게 너무 무례한 것이 아닐까, 싶다가도 그것이 어떤 순기능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도모하기를 바라며 짧은 마침표를 꺼내온다. 그래도 단순한 끄적임에 머물고 싶지는 않아서 무언가 그려보고 싶다. 흑과 백으로 직조한, 이 혼란을 넘어갈 오늘의 지혜가 담긴 도표를 만들고 싶다. 나는 항상 그런 맘을 먹게 된다. 도표는 시이기도 하다. 수식일 수도. 그림일 수도. 이것들이 하나의 방법론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 선들의 횡단은 우리를 무엇으로 이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