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둘

나에게 주어진 삶을 잘 살아나가리라. 끄적거리리라.

by 노마 장윤석

앞 페이지 몇 쪽만 끄적대다가 그만둔 노트가 서너 개는 쌓인 기분입니다. 당차게 만들어 놓은 매거진들을 잘 이어가는지 모르겠네요. 벌려놓은 일을 마무리짓지 못한 채 또다시 새 노트를 펴는 것 같아 조금의 찜찜함을 느낍니다. 이 매거진을 만든 게 잘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옳은 식견을 가지는 것도, 세상을 바꾸려고 애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나에게 주어진 '삶'을 잘 살아나가는 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세상을 잘 살아나가기 위한 끄적임'이란 이름을 달고 덜컥 매거진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두서없는 내면의 이야기에 독자가 있을 리 만무하니 최대한 솔직하게 끄적거리려 합니다. 제목 정하는 일이 은근 부담이라 제목도 '끄적임 몇' 형식으로 간소화했지요.


'잘' 쓰려고 애쓰다 보니 문장 하나하나에 까다로운 시선이 가미되어 결국은 미완성 글들로 작가의 서랍에 쌓여만 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브런치 '작가'라는 이름은 확실히 무게가 있나 봅니다. 눌리고 싶지 않아도 어느샌가 눌려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거창하고 탁월하고 완벽한 글을 써 내려간다면 잘 살 것이라는 생각은 이미 낡아버렸습니다. 꾸준하고 솔직한 끄적임이 모이고 쌓여 저를 보다 잘 살아나가게 하리라는 생각이 입니다. 일종의 믿음이지요. 내가 잘 해나가리라는. 잘 살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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