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는 힘이 세다 (2014년 아침)
토욜 오전은 보통 샌디에고 울 아파트 아키아 옆 동네 도서실에 갑니다 책도 읽고 글도 끄적대보고 아침에 일어나 마님에게 도서실 다녀오게슴다 꾸벅 절하니 돌쇠야! 과일 갈아줄테니 마시고 나가라고 하심다 그리곤 올가닉 바나나가 들어이따는 홀후드 봉투를 뒤지시는데 못찾으심다 제가 쓰레기인줄 알고 어젯밤에 버려꺼덩요 사실직고하구 세경받을 생각 꿈도 꾸지 말라하시고 찾아오라하심다
그래서 투덜투덜 쓰레바 질질 끌고 까치 머리로 쓰레기통으로 향합니다 아적 이른 아침이라도 사람 없는거 큰 머리통 돌려가며 좌우경계 확인하고요 그리곤 쓰레기통 커다란 뚜껑을 열고 홀후드 종이백을 찾슴다 다행히 바로 위에 깨끗이 이써서 안을 열고 바나나를 찾슴다
봉투 바닥에 가지런히 세개가 다리를 붙이고 이슴다 봉투를 버리고 너무 기쁜 마음으로 바나나를 들고 쓰레기통에서 히죽데며 머리를 돌려 나오는데 언제 있었는지 백인 아줌마와 어린 아이가 저를 보고 이슴다 여인은 아이의 시선을 막으며 무엇인가를 생각하듯 나와 아이를 바라봅니다 너 공부 안하면 저 눈이 찢어진 중국인 노숙자 처럼 된다고 우이씨
오늘 아침 완조니 스타일 망가져슴다 하도 슬퍼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려고 해떠니 쓰레기통 바로 앞 아파트 2층이 보이고요 거기에도 흑인 할머니 앉아 계시더군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보아슴이 분명함다 바나나를 손에 들고 환희의 눈물과 군침을 흘리던 모습을 야구중계보듯 보아쓸테죠 그래도 그 바나나 갈아 만든 건강쥬스 마시고 도서실에 앉 아 이슴다
오늘은 왠지 거리의 부랑자들이 가족가치 느껴져 진심으로 뜨거운 포옹으로 안아주고 싶슴다
우이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