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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밤 Jun 18. 2024

독일이 달라지고 있다

<독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기차연착, 불친절, 서류나라, 세금폭탄 등이 있다. 


혹시 '정확함, 정직함, 친절, 선진국, 소시지, 맥주' 이런 걸 떠올리셨다면 독일에 여행으로만 오셨거나, 거주 5년 차 이하 거나 독일을 책이나 미디어로만 보신 분들이다. 실제 살아보면 그것들이 허상이었다는 걸 금세 알게 될 테니까. 


이처럼 연착과 불친절 그리고 주토피아 나무늘보 같다는 오명을 쓴 독일이 최근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자병가서

아플 때 굳이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에 가서 종이 진단서를 받아서 스캔하여 회사에 제출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사라졌다. (여전히 종이로 주는 곳도 있지만) 전화로 간단히 병가서가 필요하다고 말하면 리셉션에서 바로 보험사로 전자 병가서를 보낸다. 회사는 보험사를 통해 병가서를 조회할 수 있다. 

*사실 이 전자병가서는 2023년부터 도입되기로 했는데 2024년 중반이 되어서야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전자처방전

독일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병원에서 종이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약을 타는 의약분업이 되어있는데, 종종 종이 처방전 원본을 잃어버려 재차 병원에 발걸음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제는 병원에서 환자의 보험카드로 전자처방전을 전송할 수 있다. 환자는 약국에 보험카드만 내밀면 된다. 종이낭비도 없고 분실위험도 줄었으니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통신사 고객관리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독일 가정에서 인터넷을 설치하려고 하면 머리가 아팠다. 통신사에서 일방적으로 기사 방문일 예약을 잡고, 그 예약일에는 꼼짝없이 발이 묶였으며 심지어 오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래서 '인터넷 설치'를 한다고 하면 약 2달 가까이 트래킹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인터넷으로 신청 후 기사 방문일 예약까지 온라인으로 가능하며, 방문 이틀 전에 확인전화까지 하여 주소와 이름을 재확인한다. 심지어 친절하기까지 해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비단 통신사뿐 아니라 각종 고객센터들의 친절도가 근래에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친절도 개선에는 서비스 평가 시스템 도입 및 해외의 친절 서비스를 경험한 독일 고객들의 불만표시가 한몫했을 것 같다. 




사실 이것들 모두 그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출 뿐인데 원체 변화가 느린 곳이다 보니 작은 변화도 상당히 크게 체감되는 것 같다. 대중교통 연착이나 서류 신뢰주의 등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외국인인 나조차 일상생활의 변화를 느낄 정도라면 이 나라도 스스로 편리함과 빠름을 향한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게 아닐까.



제목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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