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OTT와 SNS가 발달해서 해외에 살아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이역만리 한국에서 핫한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는데, 최근에는 아래 세 가지가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것 같다.
(흑백요리사로 시작된) 파인다이닝, 두바이쫀득쿠키(일명 두쫀쿠) 그리고 위고비(혹은 마운자로).
이 세 가지는 너무나 다르면서도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현 시점 한국인(특히 젊은층)들이 원하는 니즈를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첫째로 파인다이닝의 호황은 단순 ‘맛집 유행’과는 결이 다르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를 통해 숨은 고수 요리사들이 발탁되고, 그중에서도 쉽게 접하기 어려운 파인다이닝의 접근성이 이전보다 확실히 높아졌다. 예전에는 높은 사람들이나 돈있는 사람들만 갈 것 같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심지어 가격이 낮아진 것도 아니지만 1년치 예약이 밀릴 정도니 얼마 전 유행했던 오마카세의 트렌드를 이제는 파인다이닝이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파인다이닝의 유행 역시 오마카세처럼 돈의 액수보다는 경험, 기록, 인증, 가치를 소비하는 식문화 즉, 먹는행위 자체보다 '그 순간을 경험하러 간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두쫀쿠 열풍은 몇 년 전 대란이었던 '허니버터칩'을 떠올리게 한다. 심지어 저렴하지도 않은데 새벽 오픈런을 하고, 당근에는 두쫀쿠를 담았던 봉투까지 매물로 나오는 웃지못할 헤프닝도 벌어진다. 외모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나라보다 높은 한국에서 그 어떤 디저트보다 달달한 두쫀쿠가 유행하는건 언뜻 보기엔 아이러니하지만, '즉각적이고 자극적인 매체'에 익숙해진 젊은층 사이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흐름인지도 모르겠다. 두쫀쿠를 찾는 모습이 마치, 더 재미있고 더 자극적인 릴스를 찾는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이러한 파인다이닝 및 두쫀쿠 열풍과 동시에 위고비가 폭발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극과 극을 추구하는 아이템이 동시에 유행한다니, 이거야말로 아이러니의 절정 아닌가. 한편에서는 하루에 밥 세 숟가락도 못 먹을 정도의 약을 맞으면서 살을 빼고, 한편에서는 더 자극적이고 더 고가의 음식을 찾고있는 모습.
나는 이 상반된 유행템들을 보며 무엇이 좋다, 나쁘다 평가하고싶지 않다. 유행하는 아이템들은 소비자의 니즈와 시대가 필요로하는 무언가를 채우고 있기 때문에 유행하는 것이다. 위 아이템들이 동시대에 공존하는 건 어쩌면 모순이 아니라 '나 자신을 최대한 빠르게 만족시키고 싶은' 현대인들의 공통된 욕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돈을 얼마를 쓰든 경험으로 자신을 만족시키고, 건강과 상관없이 맛있는 간식으로 만족시키며, 빠르게 날씬해져서 만족하고 싶은 우리. 현재 한국의 젊은세대는 이 상반되는 욕망을 부정하지 않고 상황에 맞춰 트렌드에 맞춰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채워나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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