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땅 뚱땅 브런치 작가님

by 하띠


“여보, 오늘은 왜 뚱땅 뚱땅 안 해?”


뚱땅 뚱땅이란,


아이를 재운 후

핸드폰을 앞에 두고 무선 키보드를 두들겨대는

나의 모습을 말한다.


아니지, 뚱뚱이가

땅땅땅땅 키보드를 두들기는 모습인가


여하튼,


브런치 작가를 한다고 했더니,

남편이 작고 가벼운 무선 키보드를

내 손에 쥐여준다.


신나서 키보드를 두들기는데

이번엔 아이패드다.


“이런 거 필요 없다니까?”


장비빨(?)을 질색하는 내게

남편은 자꾸만 손에 새로운 걸 쥐여 준다.


아이패드가 있어도

여전히 핸드폰으로 뚱땅거리걸 좋아하는 내게

이번엔 쿠션감이 좋은 무선 키보드가 주어졌다.


“하아, 자꾸 돈 쓰지 말라니까!”


소리를 빽 하고 질렀다.

‘이게 얼마야.. 뭔데 또 샀어... ’


구시렁거리며 또다시 뚱땅거리기 시작한다.

뒤에서 지켜보던 남편은

흡족해하며 말없이 사라진다.




꼴랑 아이하나 키우면서도

엄마는 처음이라

매 순간이 낯설고 어렵기만 하다.


더 놀겠다고

엄마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던

아이가 잠이 들면,

엄마는 깨어난다.


불 꺼진 식탁에 홀로 앉아

하루를 조용히 돌아본다.


민원 창구 앞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갖가지 사연들,

분주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나의 마음을 듣는다.


울산바위에 기대어

청초호에 손을 뻗어볼까.


범바위를 벗 삼아

영랑호에 발을 담가볼까.


지난 봄 고이 담아두었던

목우재 벚꽃 잎을 살짝 꺼내어 볼까.

뚱땅뚱땅 키보드를 두들기며

온전히 나만을 위한 숨을 들이킨다.




#작가의 말


오늘도 저처럼 뚱땅거리는 브런치 작가님들 파이팅!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친절하라, 그 어느 때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