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가 된 어머니의 한마디

꼴랑, 아이 하나 키우면서(1부)

by 하띠

“꼴랑, 애 하나 키우면서 참 유난이다, 유난.

느그 (새)언니는 애 셋을 키우면서도 아무 말 없이 다 한다. “


어머니의 그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폐부를 깊숙이 찔렀다.


전화기를 내려놓자마자

북받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 내어 울었다.


어머니는 고깃집에서 저녁을 먹자고 하셨다. 난감했다. 고기를 구울 때 나오는 연기가 첫돌도 안 지난 아기에게 좋을 리 없기 때문이다. 다른 식당으로 가면 어떻겠냐고 말했을 뿐인데, 돌아온 말은 “유난”이었다. 식사 제안을 거절당한 것이라 생각하신 건지, 어머니는 전화를 그냥 끊어 버리셨다.


비록 유난이라 할지라도,

나는 내 품 안에서 자신의 온 우주만 바라보는

작은 아이를 지켜야 했다.

아이를 돌봐주시겠다는 어머니의 말만 믿고 회사에서 50km나 떨어진 부모님 댁 근처로 이사를 갔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자 어머니의 말은 달라졌다.


“육아 휴직을 할 수 있으면, 내가 필요 없겠네. 애 하나 정도는

엄마가 충분히 키울 수 있다. “


세치의 혀로 맺은 약속은 쉽게 변했다.

믿었던 가족에 대한 배신감은 분노가 아닌 처연함에 가까웠다.


일을 하시는 어머니가 아이를 봐주겠다는 약속을 흔쾌히 할 때부터 이상하긴 했다. 그래도 하나뿐인 딸이 마흔 가까운 나이에 첫 아이를 낳았는데, 곁에 있어주시겠지.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다.


혼자 모든 걸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은 산후의 불안증을 더욱 키웠고, 홀로 버텨내야 한다는 중압감은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결국, 보다 못한 남편도 육아휴직을 하게 되었다.


“남자가 무슨 육아휴직이야? 가장이 나가서 돈을 벌 생각은 안 하고. 하여간 요즘 젊은 사람들이란... ”


아버지의 그 한마디가 나를 다시 흔들어댔다.


그날 이후, 나는 부모님에게 입을 굳게 닫아버렸다.



그날 이후의 이야기는, 2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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