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원의 강의실에는 백 명이 넘는 신규 직원들이 모여 있었다.
“자, 옆에 분들이랑 인사 좀 나누시고요, 아직 어색하시죠?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게임을
하나 하겠습니다. “
처음 만나는 사람이랑 게임을 하라니, 난처했다.
내 옆자리를 슬쩍 쳐다봤다.
거기엔 듬직해 보이는 대형견 같은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산과 바다, 짜장과 짬뽕 중 제가 하나, 둘, 셋! 하고 외치면
각자 좋아하는 것을 옆사람과 동시에 외치는 겁니다!
산이랑 바다, 하나, 둘, 셋! “
여기저기에서 동시에 외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바다”
“산”
잠깐의 어색한 웃음이 흘렀다.
“짜장과 짬뽕, 하나, 둘, 셋! ”
“짬뽕”
“짬뽕”
“어? 짬뽕 좋아하세요? ”
“네, 근데 산보다는 바다가 좋지 않아요? “
“산이 좋죠. ”
말문이 트이자,
우리 둘의 머리 위엔 핀 조명이 탁 하고 켜졌다.
주변은 온통 어두워지고,
내 눈엔 산이 좋다고 말하는 그 남자만
또렷하게 들어왔다.
말을 할 때마다
검은색 뿔테 안경 너머로 보이는 기다란 속눈썹이
조용히 흔들렸다.
한참 대화를 이어가다 정신을 차려보니,
교육을 듣기 위해 강의실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 중
우리 둘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때 생각했다. 이 남자를 더 알고 싶다고.
7년 전, 우리가 처음 만났던 이 교육원에서
나는 내일 그를 다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