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유튜버 우수상 수상자가 말하는 "유튜버, 기회일까? 지옥일까?"
돈은 트렌드를 낳고, 사람들은 트렌드를 쫒는다. 트렌드가 순간이면 그냥 트렌드로 머물고 장기화되면 문화가 된다. SNS는 문화를 넘어 문명이 되었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사람들이 카톡 대신 봉화를 들리는 없다.
SNS를 구성하는 것들은 트렌드가 되기도 하고 문화가 되기도 한다. 싸이월드, 블로그,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 북, 그리고 유튜브.....과거 트렌드였던 것도 있고 현재 트렌드 중인 것도 있다. 유튜브가 가장 치고 올라오고 있지만, 자신 있게 이것은 문화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직 없다.
트렌드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몰린다. 스타가 나오고, 스타의 책이 나오고, 방송은 현상과 스타를 보도한다. 사람들은 소비하고, 현상의 진원지로 우르르 우르르 몰려다니고 심리적으로, 강박이 시작된다. 나도 해야 할 텐데, 나도 할 수 있는데.....그리고 더 많은 좌절과 아주 적은 성공이 결론된다. 그 결론이 자명화될 쯤, 다른 곳에서 새로운 트렌드의 싹이 튼다.
8살 아이가 강남에 빌딩을 사고 유튜버 스타들이 티브이 화면에 등장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유튜브로 뛰어드는 사람, 은퇴 후 유튜버를 인생 2막으로 설계하는 사람, 아이들에게 물었더니 장래희망 1위가 유튜버라는 등등의 온갖 찬사. 그리고 유튜브를 모르면 사업을 할 수 없다느니 하는 불안감까지.
나는 3개월 전에 유튜버가 되었다. LG 유플러스와 서울시 50 플러스가 함께 진행한 제1회 시니어 유튜버 크리에이터 대회에 최종 10인에 뽑혔다. 석 달 동안 유튜버 전반을 배웠다. 지난 9월 28일 우수상을 받았다. 구독자 1500명. 그 3개월의 경험 속에서 유튜브가 과연 시니어의 인생 2막 모델에서 기회인지, 지옥인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올 초 막연하게 유튜브 한번 해볼까 생각했다. 힐링 사업하고 있는데 늘 홍보가 문제였다. 그리고 나이 들어서도 자신의 방송국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여러 가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공모를 봤다. 시니어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뽑는다고 하는 공모.
1차 서류, 2차 면접을 통해 10팀을 선발해서 석 달 동안 전문가들이 무료로 촬영, 편집까지 다 가르쳐준다니. 마포에서 설명회 한다고 해서 갔는데, 일층 이층 앉을자리가 없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열명에 뽑히는 것으로도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유튜브는 음악 듣고 합창단 노래 모으는 정도로만 활용했다. 촬영 편집은 생각도 못했다. 게다가 기계치여서 카메라나 컴퓨터 이런 것 다루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방송은 여러 개 했지만 얼굴이 드러나는 티브이보다는 라디오를 더 좋아했을 정도로 나를 노출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거부 반응이 컸다.
글을 쓰는 작가다 보니 내가 원래 기획서 이런 거는 잘 쓴다. 관심을 가지고 시니어 시장을 보니, 시니어 유튜브라는 것이 대부분 정치 판이나 재테크, 트로트 가수 쪽에 쏠려있더라. 나는 우아하게 늙자는 모토로 시니어를 위한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 기획서는 당신의 18번을 찾아드립니다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요리의 백종원처럼 음악에도 백종원식의 레슨을 통해 노래 못하는 사람도 한 곡 정도는 제대로 완곡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내 의도였다. 콘텐츠 기획법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 다시 설명하겠다.
유튜브 전반, 채널 개설하는 법, 썸네일 만드는 법부터 콘텐츠 기획과 프리미어 편집까지 다 다뤘다. 그러나 석 달 동안 오로지 유튜브 하나만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행운이었다. 유튜브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시작을 한다는 것이, 생계를 가진 중장년에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6월부터 9월까지 나는 자면서도 유튜브만 생각했다.
내 영상 제작의 원칙은 어느 수준이 될 때까지는 무조건 가볍고 기동성 있게 가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장비도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스마트 폰, 2만 원짜리 삼각대, 1만 원짜리 마이크 하나가 전부였다. 그것을 늘 가방에 가지고 다니며 필요할 때 촬영했다.
편집도 나는 가벼운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마트 폰으로 편집을 다 했다. 키네 마스터라는 것을 썼다. 여행 가는 비행기에서, 운동하다 쉬는 시간에, 짬짬이 편집했다. 특히 스마트 폰 편집은 누워서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 유튜브를 하려는 분들에게도 나는 이야기하고 싶다. 장비를 먼저 갖추지 마라. 그것은 구독자가 천명 이상이고 자신의 콘텐츠 방향이 섰을 때 하면 된다. 처음에는 스마트 폰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라. 촬영부터 편집까지.
나는 처음부터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촬영이 구리고 편집이 구린 것은 크게 문제가 안된다고 봤다. 시니어로서, 차별성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했다. 나는 차별성에 주목했다. 내 나이에, 나만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가? 800명의 기획서 중에 내 기획이 최종적으로 뽑혔던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이가 많다고 사람들이 그 채널을 봐주지 않는다. 오히려 마이나스가 된다.
그렇다면 나이를 커버할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 꽃을 좋아한다고 꽃 이야기만 하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내가 하는 꽃 이야기는 어떤 것이 다른가를 고민해야 한다. 대부분 아이디어로서 콘텐츠 주제는 잘 정하지만 나를 그 콘텐츠에 밀어 넣는 것에 실패한다. 나는 글쓰기를 주제로 잡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민원 이런 것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청원 게시판이나 민원 게시판을 소재로 글쓰기 콘텐츠를 만들었고 민원의 여왕은 그렇게 탄생했다. 시 읽기를 좋아하는데 강아지와 같은 일상 풍경을 영상으로 찍고 영상의 끝에 반전처럼 공감의 시가 나오는 일상 시트콤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런 콘텐츠는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콘텐츠이다.
나는 음악과 글쓰기를 동시에 테스트했다. 음악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고 글쓰기는 내가 전문적으로 잘하는 것이다. 결과는 좋아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용하다. 어차피 핵심 콘텐츠는 최소한 50회 분량은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그런 말을 계속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사기다. 계속 그런 꿈을 꾸고 있다면 빨리 환상에서 깨어나라. 로또 처음 나왔을 때를 생각해봐라. 너도 나도 로또로 인생 대박 나려 했다. 실제 언론에서는 인생 대박 난 사람들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매주 로또를 사지만 5등 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백만천만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가 돼서 돈을 번다는 것은 나도 로또 맞겠지 하면서 매주 로또를 사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그나마 로또를 사는 일은 내 돈 천 원과 바꾸는 일이다. 그런데 유튜브는 시간과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세상에 지옥이 있다면 숫자에 목매는 세상을 지옥이라고 할 것이다. 등수라는 숫자, 매출이라는 숫자, 주가라는 숫자에 목을 맬 때 사람의 영혼은 피폐해진다. 구독자수와 조회수라는 숫자에 민감해야 하는 것이 유튜브다. 산과 들의 꽃이 제대로 보이겠는가. 그리고 유튜브는 잔인한 것이다. 내가 가진 재능을 찾는 무대이면서 동시에 내 재능이 이렇게 초라하고 경쟁력이 없는 것인가를 구독자와 조회수로 확인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소리로 들리겠지만, 때로 현실은 긍정보다 부정이다. 부정을 감추고 긍정만 이야기하는 것은, 긍정이어야만 돈을 버는 사람들이 하는 마케팅일 뿐이다.
많은 시니어들이 범하는 우는, 제2의 박막례를 꿈꾼다는 것이다. 박막례처럼 젊은 사람들이 귀여워 해주는 캐릭터는 한번 나온 것으로 끝이다. 자극적이고 인기에 연연하는 시니어 콘텐츠는 오래갈 수 없다. 전문성과 지속성, 지구력 있는 유튜버는 살아남을 것이다. 정치든 재테크든 문화든 취미든, 본인이 정한 아이템을, 지치지 않고 최소한 50개 정도를 뽑아낼 수 있는 전문성이라면 나이 들었다는 것이 핸디캡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으로, 가장 편안한 방법으로, 구독자를 크게 생각하지 말고, 즐긴다는 마음으로 유튜브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첫째, 내가 가장 잘할 수 있고, 가장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구상하라
둘째, 당신 채널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라
셋째,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것은 젊은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전문성과 지속성에 승부를 걸라
넷째, 잘하려고 구상만 하지 말고 시작하라
다섯째, 장비 욕심 내지 말고 스마트 폰 하나로 다 해라
여섯째, 서툴더라도 혼자서 다 해라, 그게 1인 미디어다. 가볍게 가라. 팀보다는 혼자서.
일곱째, 구독자 늘어나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말라. 늘어나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느리더라도 꾸준히, 자기만의 속도로 가라
여덟째, 자신의 콘텐츠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잘 되는 유튜브 많이 보고, 유튜브 관련 책도 꾸준히 보라
아홉째, 모르는 것은 유튜브에서 찾아라.
열 번째, 촬영이 금이면 편집은 다이아몬드다. 가장 잘하는 편집은, 아이고 아까워하는 것을 과감하게 덜어내는 것이다. 가장 많이 덜어낼수록, 금이 다이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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