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등록금이 아까웠던 대학 시절

하위권 대학을 꼭 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

by 앤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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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게임에 중독되어 버렸다.


게임에 빠져 지낸 중, 고등학교 시절. 그렇게 나는 하위권 성적으로 경기도 내 한 전문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대학생활을 꿈꾼다. 성인이 되었다는 즐거움, 친구들과의 캠퍼스 생활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대학에 입학할 당시에는 E-business라는 학과가 인기였다.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학문을 배우는 학과였는데, 아무리 하위권 학교여도 내 성적으로는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차선으로 산업공학이라는 학과를 선택했다.


요즘은 지방 국립대학도 미달이 난다고 하는데, 내가 대학생이던 2000년대 초반에는 하위권 대학도 학생이 부족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등록금만 있다면 성적이 낮더라도 어디라도 갈 수 있다는 이야기와 같았다.


그렇게 입학한 대학이 나에게 만족감을 줬을까?

당연히 아니었다.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학과 공부는 소홀히 했다. 중, 고등학교 때 게임하던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해 대학생이 되어서도 여전히 게임에 빠져 지냈다.


청소년기에 내 부모님은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야지."라는 말을 밥 먹듯이 하셨다.

내 수준으로 공부를 하지 않은 학생들은 그 말의 숨은 뜻을 알지 못할 것이다. 나 역시도 그 뜻을 20대 중반이 될 때까지 이해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준거집단이라는 말이 있다. 어떠한 행동을 할 때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집단을 의미한다.

내가 A라는 대학에 다니고 있다면, A 대학은 나의 준거집단이 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시험 기간이 되면 평소에 열심히 공부했던 이들도, 아닌 이들도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게 학생의 본분이다. 하지만 내가 다닌 A 대학은 어땠을까? 대다수의 학생이 시험공부를 하지 않고 컨닝 페이퍼를 만들어 시험을 쳤다. 나 역시도 그랬다.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어 다 같이 공부하는 분위기였다면, 아마 컨닝하는 학생은 드물었을 것이다.


그렇게 학창 시절을 보낸 후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을까? 흔히 말하는 '평균' 이상의 삶을 살 수 있을까?

부단한 노력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부단한 노력을 할 정도의 학생이 하위권 대학이 진학했을 리도 없을 리 말이지만.


더 웃긴 건, 컨닝을 했는데도 나의 학점이 3점 대 초반이었다는 점이다. 컨닝도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있어야 하는 거지 학업을 소홀히 한 나에게는 컨닝마저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한 학기에 300만 원이 넘는 돈을 학교에 갖다 바치면서 얻는 건 단 하나도 없었다.


유독 우리나라는 대학 진학을 필수로 여긴다. 심지어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사회에서 사람 취급을 못 받는다는 말까지 한다. 대학 졸업 후 십 수년을 더 살아보니 느낀 바가 있다. 대학을 나오지 못해 대우를 못 받는 게 아니라, 고졸 수준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는 걸 말이다.


특히'아무' 대학이나 입학할 바에는 그저 고졸로 남는 게 낫다. 그 학교 다닌다고 하여 지식이나 사회적 지능이 향상되지도 않는다. 남들 하는 대로 취득한 학위는 그야말로 무쓸모다.


그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아 학교를 자퇴를 하기까지 1년 반동안 천만 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낭비했다.


그렇게 나는 아무것도 얻는 게 없이 자퇴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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