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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나 Jul 26. 2017

#11 추억들이 자리 잡는다.

루시의 이야기


마지막은 진짜 힘겨운 여행이었다.


나폴리에서 10:07과 10:37의 시간표를 확인하고 07분 기차를 타려고 했으나 막상 표를 보니 없었다. 춥고 발은 시리고 비는 오고… 그냥 총체적 난국이었다. 멘탈이 약간 나가려고 했으나 시간이 얼마 없었다. 웹으로 티켓 시간을 바꾸려고 찾아봤지만 그 역시 되지 않았다.


옆에서는 엄마가 불안한지 계속 물어보고 나는 기차를 찾느라 핸드폰과 씨름 중이었다. 사람도 너무 많고 정신이 없는 와중에 엄마는 다른 곳에 가있지, 동생은 뒤에서 안 오지… 


‘안 되겠어, 시간을 바꿔야 해!’


플랫폼도 가까웠기에 ‘그래, 일단 타고 이동을 하자’ 하면서 기차를 탔다. 그런데 자리에 앉으려고 보니 티켓이 어떤 아저씨와 겹쳐서 난 다시 멘붕이 되었다.


‘이 열차가 아니었나, 잘못 탄 건가?’


이러면서 밖을 보는데 세상 평화로워 보였다.

그냥 다 놓고 잘란다.


- 이탈리아 기차 안에서 실시간으로 작성한 루시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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