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노마드 애나의 기록 99일째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기록 덕후로 돌아온 애나입니다.
재작년 치앙마이(or빠이)-발리-멜버른-파리-프랑크푸르트 여정을 마치고 12월에 다시 여정을 출발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그저 이름 없는 여행이었으나 다녀온 후 이 여행의 의미를 깨달았는데요. 그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는 매년 반반생활살이를 하자고 결심하게 되었죠. 말 그대로 6개월은 한국에서, 6개월은 해외에서 지내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1~3개월 정도 머물면서 다음 도시로 이동을 하고 있고요.
돈 때문에 가끔 안전선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오히려 그 선택은 언제든지 할 수 있을 거예요. 지금 이 순간을 외면하지 않고 놓치지 않고 구질구질하게 살더라도 가려고 하는 길에 끝까지 버티면서 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 과정이 괴롭기만 했다면 오래 못 버텼을 것 같아요. 시간이 흐를수록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커지고 있는 중이죠.
한국에서 207일의 반반생활살이를 마치고 다시 여행을 떠났다.
https://brunch.co.kr/@nomadc-anna/119
오늘로써 정확히 여정이 시작된 지 99일째 되는 날입니다.
따로 D-day를 세고 있었던 건 아니었는데 글을 쓰다 보니 기록이 98개가 쌓여있네요. 저는 프로젝트, 일기, 아이디어, 생각들을 에버노트에 모두 기록하고 있는데요. 특히 여정이 시작될 때면 매일 기록을 하고 있어요. 해외에 나오면 한국에 있을 때보다 시간의 여유가 생겨서 돌아볼 시간도 많고 자신에 대한 생각을 할 때가 많거든요.
이 여정의 기록은 정말 말 그대로 ‘기록’에 집중되어 있어요.
그리고 제 기록의 특별함이 하나 있다면, 바로 업무일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하면서 여행을 하고 있기에 그 과정에서 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함께 기록을 하고 있죠. 오픈이 가능한 업무의 태스크는 링크를 연결하기도 합니다. 이전 회사에서 업무일지를 매일 썼었는데 그게 습관이 되었는지 독립 후에도 계속 일하는 걸 기록하고 있었거든요.
어떤 날은 전혀 일을 안 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종일 일하기도 하고, 원래 하려던 업무를 하기도, 때로는 계획되지 않은 일을 하기도 하죠. 이 업무일지를 왜 작성하느냐 묻는다면 크게는 2가지 일 것 같아요.
하나는 제가 오전에 계획한 태스크대로 일을 잘 했는지, 어떤 부분이 어려웠는지, 이 일은 왜 했었는지와 같이 자기 평가를 하기 위하여서예요. 자기 전에 기록을 하면서 ‘아, 오늘은 진짜 쓸데없는 일을 많이 했네. 근데 왜 그런 거지?’와 같이 스스로 태스크를 보면서 생각해요. 물론 계획한 대로 업무를 마무리하면 좋겠지만 모든 게 완벽할 순 없으니까요.
둘은 나 자신과의 약속 때문이에요. 아무래도 자기 관리를 하다 보면 인간이니까 흐트러질 때가 있잖아요. 근데 그걸 누군가에게 공유하면 피드백이 돌아오지 않아도 누군가가 보고 있을 거란 생각에 그 일을 하게 되더라고요. 일을 하기 위한 외부 환경 장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가끔 누군가 물어보기도 해요. 그 프로젝트는 언제 오픈하는 거예요? (압박과 행복 사이 그 중간쯤)
여정이 끝날 때까지 이 기록만큼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려고 합니다.
처음부터 스팀잇에서 공개할 계획은 없었어요.
어찌 보면 타이밍과 인연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한 달 전만 해도 nomadcanna.postach.io에서 기록을 공개했어요.
브런치에 집필을 안 하고 포스타치오에 한 이유는 편집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인데요. 브런치나 블로그에 올릴 때면 사진 편집부터 시작해서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으며 맥락상 이상한 부분을 편집했어요. 그 과정을 생략하고 싶어서 에버노트에 기록을 하면 온라인에 바로 쌩(?)으로 공개되는 형태로 운영한 거죠. 시간과 질을 모두 가져갈 수 없어서 시간을 아끼기로 한 결정이었어요.
그런데 포스타치오 온라인 강의를 영상 촬영하면서 웹사이트의 CSS를 날려먹은 거예요! 백업본을 포스타치오에 요청을 했는데 기다리는 사이에 몇 가지 이슈가 있었어요.
지인 은지님의 스팀잇 활동이 활발했고 제안도 받게 되면서, 이제는 스팀잇을 해야 할 때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콘텐츠를 올리고는 싶은데 당장 수익으로 전환하질 않으니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리더라고요. 팀 프로젝트로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스팀잇을 통해 글을 공개 후, 편집 시간이 투자되어도 수익으로 전환된다면 그 시간이 아깝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스팀잇을 한다한다 말만 하고 계속 미뤄지는 것도 그래서 이참에 해보자 마음을 먹었어요. 그리고 이틀 전에 드디어 시작했어요.
스팀잇을 주변에서 많이 추천하는 이유는 콘텐츠의 가치를 바로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에게 스팀잇을 추천하는 지인분들도 상당했거든요. 그런데도 시작을 못했던 이유가 몇 가지 있었어요.
스팀잇을 시작 못했던 이유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방어기제 : 할 것도 많은데 또 배워야 하고 시간은 없고. 게다가 스팀달러? 스팀파워? 비트코인? 아... 머리가 아프다. 좋은 것 같긴 한데 나중에 하자.
노마드씨 원정대 수익창출 구조 : 팀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어서 개인 프로젝트를 할 시간이 없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림. 기록은 하겠지만 이걸 가지고 전략을 펴는 것도 구상을 하는 것도 힘드니 나중에 하자(2)
거 얼마나 벌겠어?라는 쓰잘데기 없는 생각 : 수익을 잘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내 콘텐츠에 대한 가치판단이 되질 않으니 쏟는 시간에 비해 많이 벌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있었음. 그래서 나중에 하자(3)
그리고 오늘로 스팀잇 초짜 유저가 된 지 3일째인데요. 왜 진작 하지 않았을까에 대한 자책과 이건 잘하면 기회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이유는 제가 돈을 벌고자 하는 구조에 아주 적합한 환경이더라고요. (참고. 애나는 일하지 않을 때도 자동으로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 중의 하나임. 현재 실행 중인 것은 모바일 서비스/주식. 앞으로 실행할 것은 콘텐츠와 인세였는데 그중의 콘텐츠를 스팀잇 플랫폼으로 활용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게다가 여정을 함께하고 있는 루시가 외주 일을 하게 되면서 개인 프로젝트에 집중할 기회가 생겼고, 그 시간에 스팀잇 집필을 하자는 계획을 세운 거죠. 방어기제가 있던 배움에 대한 허들도 첫날 무너지면서 스팀잇이 점점 즐거워지고 있어요. 이 시스템이 레벨업 개념이 있어서 약간 폐인 기질을 요하더라고요. 폐인하면 애나! 애나하면 폐인! 저에게 딱 맞는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웃음)
글을 올릴 때만 해도 목표가 없었는데, 글에 대한 반응이 있는 것을 보고는 바로 목표를 세웠어요.
스팀잇 3월 개인 목표
페낭>발리로 이동하는 비행기표 8만원을 번다.
팔로우 200명을 모은다.
당장 눈앞의 목표는 작지만, 작더라도 저한테 필요한 돈을 모으고 목표 금액을 성공시키면서 다음 단계로 넘아가는 거예요. 최종 목표는 도시마다 머물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을 버는 것이고, 성공한다면 앞으로 원하는 도시에서 반반생활살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이제부터 스팀잇에서 반반생활살이 기록을 이어가겠습니다.
(89일째 페낭에서부터의 기록이 첫 글로 올라갑니다.)
[반반생활살이 여정 89일째] 페낭에 도착했다 - 3가지의 미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