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하고 싶으나 축하할 시간도 없다
이거시 뭐야?
뭐가 이렇게 일이 다각도로 들어오지?
- 맨날 하는 생각
애나가 한달살러 7만 명이 됐다고 공지를 올렸다.
한달살러 파트너도 어느새 190+이 되었다.
얼마나 힘들었나. 우리 팀은 일당백을 하고 있어 개인의 성장이 곧 서비스의 성장이다. 특히 애나와 나만 있었던 지난날들은 나의 성장이 서비스 성장 그 자체였다. (반대로 말하면 내 성장이 멈추면 서비스도 멈춘다.)
최근 서점에 갔는데 책을 고르면서 스스로 달라진 모습이 너무 느껴졌다. 오늘은 우리 팀이 만들었던 여러 가지 서비스와 현재 집중하고 있는 한달살러를 만드는 동안 어떻게 성장을 했는지 풀어보겠다.
원래 자기 계발 서적을 좋아한다. 항상 비슷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자기 계발 책은 같은 메시지라도 인생의 어느 타이밍에 읽느냐에 따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책이 되기도 한다. (과거의 내가 만난 자기 계발 책은 <에고라는 적> 이였다. 에고가 큰 사람은 꼭 한번 읽어보시길)
굉장히 오랜만에 방문한 서점의 자기 계발 코너에서 드는 생각이 너무 낯설었다.
자아성찰할 시간이 없다.......
전에는 뭐가 그렇게 힘들었는지 자아성찰을 많이 했다. 그리고 큰 깨달음을 얻고 나서 실행은 없었다. (스스로를 위로하며 그 자체를 즐긴 것 같기도..)
근데 지금은 자아성찰은 무슨... 실행할 시간도 없다. 리더란 무엇인가 무슨 이런 책들이 많던데 리더는 무슨... 실행할 시간도 없는데 리더고 나발이고 그게 어떻게 되던 앞으로 가야 한다. 우리는 지금 그럴 타이밍이 아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그래서 내가 고른 건 회계책, 실용적인 책을 사서 왔다.
너무 공감이 됐다. 전에는 많은 핑계들이 있었다. 근데 지금은 그냥 앉는다. 오전 오후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면 내 직무 일은 저녁이 돼서야 시작한다. 그리고 잡무를 처리하고 저녁이 되면 에너지가 0에 수렴한다. 그냥 언데드처럼 표정 지을 힘도 없고 말할 힘도 없는 상태에서 그냥 한다.
전에는 이 단순하고도 어려운 것을 하지 못했다.
<개발자 루시>라고 말하는 게 과거 나의 꿈 중 하나였다. (왜? 멋져 보이잖아) 그때는 개발자라는 직무에 빠져있었다. 그래서 애나가 그 직무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라고 많이 이야기를 했다. 그때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개발자인데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는 거야. 근데 한달살러를 오픈하고 나서부터는 한 번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우리 사업을 실행하기 위해서 개발은 수단이다. 개발 자체에 빠져있기에는 아직 우리 팀은 그럴 타이밍이 아니다. 과거에는 쿨해보이는 건 또 다 해보고 싶어서 타이밍에 맞지 않는 실행들을 많이 했었다.
새삼 지금 생각해 보니까 신기하다. 내가 개발한 한달살러를 7만 명의 유저가 쓰고 있다니.
과거에 이렇게 했으면 더 빨리 성장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없다. 예전의 나의 글을 보면 성공의 지름길이 있는 줄 알았다. 적당히 하면 성공할 줄 알고 멋져 보이는 정도까지만 실행을 했다.
하지만 당연하듯 그런 지름길은 없었고 오직 시간을 쌓고 견디고 실행하는 것 밖에 없더라.
한달살러가 7만 명이 되는 기념으로 자아성찰을 해봤다. 다음에는 10만 명이 되는 기념으로 한번 써봐야겠다.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 글 쓰는 시간인데 글 쓰는 시간도 없어서 못쓰다가 이제야 집필한다. 바쁜 거와 별개로 너무 재미있다. 이렇게 실시간으로 피드백이 돌아오는 프로덕트는 팀 내에 처음이다. 올해 더욱 성장하길!
한달살러 좋은 소식 [link]
애나의 쓰레드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