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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클로이 Jul 14. 2020

내 이름 석 자로 수익이 발생했다! #12

해외에 있는 분과 보이스톡으로 전화통화를 하며 이게 꿈인가? 싶었다. 


이내 그쪽에서 원하는 조건을 받아 적고 제안서를 보내드리겠다 말했다. 직장인이었던 난 이틀 밤을 새워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 때 내가 보냈던 제안서는 7page였다. 나의 첫 번째 고객.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제안서를 작성할 때는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어도 이를 보여주는 형식이 부족해서는 안 된다는 걸 회사생활을 통해 이미 경험했던 터였다. 다양한 제안서 양식을 찾아보고 현재 상황에 맞게 변형해서 그럴싸한 제안서 형식을 갖췄다. 밤을 새워 기업분석을 하고 경쟁사 분석을 했다. 그 안에 현재 시점에서 해당 기업에 필요한 것과 바로 적용 가능한 홍보방법, 실제 어떤 방식으로 일을 진행할 것인지 최대한 자세하게 작성했다.      


제안서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작성했던 이유는 단순했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수많은 제안서를 받았지만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제안서는 현재 우리 회사에서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실행하는 방법을 제시한 제안서였다. 


그런데 계약 전부터 구체적인 제안서를 보내오는 곳은 많이 없었다.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제안서 제작을 위해 들인 시간이 물거품이 되니까. 


그래서 나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을 했다. 


온라인 홍보 분야가 처음인 대표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미지를 크게 넣어 우리가 진행하게 될 온라인 홍보 방법과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대표가 나에게 부탁하지 않은 부분이지만 온라인 홍보와 관련이 있는 부분이면 짧게 코멘트를 넣었다. 제안서 하나에 나의 모든 것을 쏟아야 했다. 


나에게 먼저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온 쪽은 상대였지만 일은 일이니 언제든 틀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안서의 마지막에 계약조건, 즉 업무에 대한 내용과 비용 그리고 입금방식과 결제일 까지 정리하여 마무리를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제안서로 단숨에 오케이를 받았다. 소름이 돋았다. 



1개월에 150만원. 그게 내 이름 석 자로 온라인에서 만들어 낸 첫 수익이었다. 그렇게 계약한 온라인 홍보 일은 그 이후로도 몇 개월 동안 지속이 되었다.  

    

‘회사의 타이틀 없이 내 이름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까? 나는 시장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스스로에게 되묻고 되물었던 답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계약을 맺고 시작된 일. 감사하게도 나의 첫 클라이언트는 무척이나 젠틀한 사람이었다.


내가 한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 주었고 나의 업무능력에 대한 평가를 매우 후하게 해 주었다. 내가 쓴 기업 홍보 글을 읽고 신이나 먼저 전화를 주었고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주었다. 회사 일과 새로운 일, 거기에 내 블로그의 글까지 나는 하루 종일 글을 써야했지만 마음만은 풍족했다. 


타자를 너무 많이 치는 바람에 팔에는 아대를 차고 글을 써야만 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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