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마드클로이 Jul 16. 2020

나만의 차별화된 상품을 만드는법 (feat.강의)#14


그 즈음 온라인에 내가 올린 ‘블로그 운영 잘 하는 방법’에 대한 글을 보고 나를 찾아오겠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누군가는 블로그 댓글로 자신의 고민이 담긴 긴 장문의 글을 썼고 누군가는 우리 집 앞으로 올 테니 블로그에 대해 알려 달라 했다. 


‘내가 뭐라고 이게 무슨 일이지?’하기도 전에 누군가 나의 집 앞 문을 두드렸다.

      

우연히 나와 수업을 50대의 그녀. 우리 엄마와 나이가 같은 그녀는 사업을 위해 블로그를 운영해야한다 말했다. 나 또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간절한 그녀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저도 주말에 글 쓰러 카페에 가니까 그쪽으로 오시면 제가 2시간 정도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만난 우리는 2시간동안 하하 호호 웃으며 함께 공부를 했다. 내게는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고 사실 나 뿐 아니라 컴퓨터와 핸드폰에 능숙한 20대라면 누구나 알려 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 간단한 것들을 알려준 내게 그녀는 연신 감사하다 말했다. 



문득 누군가에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알려주는 이 일이 참 보람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시기에 내게 강의를 해달라는 사람들이 생겼다. 9월부터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운영한 내가 3개월 만에 온라인으로 수익을 낸다는 것이 사람들에게는 신기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블로그를 잘 운영할 수 있고 어떻게 수익을 냈는지 알려 달라 말했다. 


강의를 한다는 것에는 큰 부담이 없었다. 사실 난 아주 오래전부터 강의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강사가 되는 것, 사실 그건 나의 오래전 꿈이었다.      


‘사람들이 왜 내 강의를 들어야 하지?’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이미 유명한 블로그 강사들이 많이 있었다. 나 역시 그들의 강의를 들으며 성장했고 그들의 이야기에는 힘이 있었다. 짧지만 3개월간 내가 경험한 회사 바깥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는 있었지만 과연 그 이야기를 사람들이 계속 들으러 올까? 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한 번으로 끝나는 강의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자꾸만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내 블로그를 아주 오래전부터 봐왔던 사람들, 내 글이 좋다 말하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왜 내 글을 자꾸만 읽고 싶은지 나에게서 어떤 것을 배우고 싶은지 다른 사람들과 다른 나의 이야기가 대체 무엇인지 물었다. 그 답을 찾기 전까지는 강의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고맙게도 사람들은 나의 깊은 고민을 같이 고민해줬다. 내 블로그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뜯어보고 나에게서만 알고 싶은 이야기를 댓글로 길게 길게 써줬다. 


누군가는 나를 만난 느낌을, 누군가는 내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받은 느낌을 두서없이 말했다. 그리고 나는 사람들이 내게 해준 말과 글을 인쇄해서 매일 읽어봤다.‘사람들이 왜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 그 안에 어떤 게 있었을까? 나만 가진 나의 이야기는 도대체 무엇일까?’

     

나만의 차별점을 찾는 시작이었다. 내가 썼던 글을 읽고 또 읽어보고 사람들이 달아준 댓글을 읽고 또 읽어보다 이내 나는 나만의 특징을 발견했다. 바로 ‘브랜딩과 글쓰기’였다.      



‘노마드클로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뒤 몇 달 후, 사람들은 나를 보고 저마다의 닉네임을 지었다. 노마드OOO, 노마드OO가 여기저기서 생겨났다. 몇몇 사람들은 내게 본인도 모르게 내가 하고 있는 글쓰기나 표현을 따라하고 있다며 미안하다고 말했다. 나는 고마웠다. 


내가 하는 방식이 무언가 괜찮게 보이나보다. 그래서 사람들이 따라 하나보다!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속에 ‘노마드클로이’라는 내 닉네임이 주는 무언가의 이미지가 생겨났고 사람들은 그렇게 나만의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을 궁금해 했다. 

     

또 한 가지, 온라인에 글을 쓰며 나는 나의 장점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건 바로 글을 잘 쓴다는 거였다.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신기한 일이다. 온라인에서 내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나의 장점을 발견해주고 칭찬해주고 말해준다니! 나에게 누군가 이렇게 많은 관심을 쏟아주었던 적이 있었던가? 사실 이전에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었던 말이었다. 


회사에서 줄곧 내가 하는 일이 글을 쓰는 일이었지만 그건 그냥 일이었지 내가 좋아하거나 잘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자발적인 글쓰기를 하고부터 나는 내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걸 깨닫게 됐다. 좋아해서 자꾸만 일기를 썼고 그 일기를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으니 나도 모르게 온라인에 계속해서 올려왔다는 걸. 그리고 이제는 누군가 나의 글쓰기를 보고 ‘글 잘 쓰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 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게 나는 강의를 하게 됐다. 


오랫동안 내 글을 봐왔던 사람들 열 다섯 명이 나의 첫 강의장을 채워줬다. 그들이 말해준대로 강의 내용을 ‘브랜딩, 글쓰기 그리고 사람들에게 내 글을 알리는 방법’으로 구성했다. 시간이 없어 출퇴근을 하며 차 안에서 혼잣말로 수백 번 연습하고 강의 장에 섰던 내게, 마음이 떨리다 못해 손까지 떨던 내게 그들은 따뜻한 박수를 보내줬다. 

     

그리고 그 날 강의가 끝나고 나는 깨닫게 됐다. 


'앞으로 나는 평생 강의를 하며 살겠구나. 나는 언젠가 꿈꿔왔던 것처럼 강연가로 살겠구나'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작가의 이전글 원하는 기업과 일하는 방법 #1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