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에서 비즈니스 영어 실력 늘리기
요즘 집에서 일도 하고 놀기도 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정말 많아지더라고요. 자취를 새로 시작하다 보니 때때로는 이 방의 고요함이 못내 어색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을 들어요. 제가 좋아하는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은 대부분 영어권의 IT 스타트업 분야의 전문가들이 만들고 있는 것들입니다.
굳이 왜 팟캐스트냐 물어보신다면,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은 많지만, 창업자가 직접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마치 친구가 된 듯한 친근한 느낌도 들고, 왜인지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꿈틀꿈틀 생기더라고요. 굳이 왜 영어로 듣느냐 물어보신다면 영어권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이 훨씬 자료가 빠르고, 방대하거든요. 또한 현장에서 사용하는 비즈니스 영어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방송들은 틀어놓고 못 알아듣는 말이 있더라도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죄책감이 들지도 않더라고요. 방에 백그라운드 노이즈 정도로 틀어놔도 심심하지 않고 좋아요.
저는 아이폰의 팟캐스트 앱을 이용해서 듣고 있는데, 이 팟캐스트들은 자체 웹페이지에서도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밥 먹으면서 듣거나 아님 혼자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릴 때 틀어놓고는 해요. 제가 좋아하는 순서대로 나열해보았습니다. (별표는 재미 순이에요)
https://www.npr.org/podcasts/510313/how-i-built-this
스토리 5/5 : 사업을 어떻게 시작해서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시간순으로 이야기해요.
캐스팅 5/5 : 주로 미국인이라면 알만한 유명 상품 / 서비스 창업자들을 인터뷰해요.
전문성 2/5 : 전문 용어나 업계 근황보다는 개인의 인생사, 해프닝, 생각을 듣는 것에 포커싱 합니다
가볍고 재밌게 들을만한 팟캐스트예요. 창업가들이 나와서 처음에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인생 썰을 풀어줍니다. Guy Raz라는 진행자가 부드럽게 진행해줘서 창업자들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어요. 마지막에는 꼭 "본인의 성공이 운 때문이냐, 노력 때문이냐"라는 질문을 하는데 여기에 대한 대답을 듣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사업들이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에 대한 "Resilience" 방송도 하고 있어요.
추천 에피소드 : 유명한 창업자 에피소드로는 Airbnb, Wework, Lululemon, Shopify, S'well 등이 있겠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재밌게 들었던 것은 인도의 수도승으로 10년간 수련하고 요가 강사를 하다 어쩌다 창업한 "Headspace" 편과 트리하우스(나무 위에 지은 집)에서 전기 없이 살았다는 "Tofurky" 창업자 편을 재밌게 들었습니다. 신비주의 양봉가와 썸(?) 관계로 사업을 시작한 "Burt's Bee" 창업 편도 재밌어요.
시의성 4/5 : 생생한 글로벌 업계 동향을 들을 수 있어요.
캐스팅 4/5 : 그저 유명한 사람들보다는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을 주로 초청해요.
전문성 5/5 : 주로 업계 근황과 인사이트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합니다. 난이도는 조금 있습니다.
그야말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최고의 VC(벤처투자사)에서 만드는 팟캐스트입니다.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사람들도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내공이 깊은 사람들입니다. 그중에는 이미 스타트업을 여러 개 창업해서 엑싯한 사람들도 있고요. 글로벌하게 업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를 가장 빠르고 전문적으로 알고 싶다면 들어야 하는 팟캐스트입니다. 다루는 분야도 상당히 다양해요.
https://asiavccast.libsyn.com/
희소성 4/5 : 흔히 듣기 힘든 아시아와 그중에서도 동남아시아 지역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요.
캐스팅 3/5 : 아시아 곳곳의 VC들을 캐스팅해오십니다.
전문성 5/5 : VC가 만드는 VC 방송. 투자자들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요.
아시아권 투자 동향, VC가 생각하는 방식을 듣고 싶으신 분에게 권합니다. 진행자도 한국의 VC에서 일하시는 분입니다. 아시아 지역의 VC들을 인터뷰합니다. 요즘에는 업로드가 없으시지만 만약 아시아 중에서도 동남아 지역의 투자 동향이 궁금하신 분이라면, 혹은 이내 피칭 라운드를 준비 중이시라면 한 번 들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추천은 주관적인 재미 순입니다. (저는 팩트나 아이디어 위주의 책 보다 스토리가 살아있는 책을 좋아해요)
작가 Antonio Garcia Martinez는 IT 스타트업을 창업하여 페이스북에 매각한 뒤 페이스북에 입사했는데요, 실리콘밸리의 격렬한 정치싸움 속에서 패배한 본인의 한 맺힌 썰을 여기 풀어냈습니다.
이 책을 한 마디로 정의하라면 '실리콘 밸리의 맨얼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언론에서 다루는 화려한 면이 아닌, 정글의 법칙 같은 자본주의 끝판왕 막장 IT 드라마를 보고 싶으신 분께 추천합니다. 읽으면서 간간이 굉장히 도라이 같은 작가의 면모를 느낄 수 있습니다.
https://shorturl.at/uxMV3
2018년 3월,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전 세계를 경악시킨 사건이 있었죠. 바로 기업 밸류 무려 10조 원의 명실상부한 실리콘밸리 대표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신생 기업)인 테라노스의 기업 대표가 사기죄로 고소당한 사건입니다. 이로 인해 20대 창업가이자 기업의 대표였던 엘리자베스 홈즈는 감옥에 가게 되었고, 수년간 그녀의 담대한 사기 행각을 눈치조차 채지 못하고, 5000억이나 투자해온 실리콘밸리의 투자업계는 막대한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 재미난 썰을 파헤치고 있는 책입니다. 제목이 "Bad Blood"인 이유는 이 테라노스가 바로 피 한 방울로 유전병 및 모든 질병을 알려주는 테스트 키트를 만드는 기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에어비앤비와 우버의 성공담을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책입니다. 사실 저도 듣는 중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에어비앤비 스토리"보다 이 책이 조금 더 재미있게 풀어낸 것 같았습니다. 또 다른 실리콘밸리 유니콘에 대한 책이지만 잘 정리되어 있는 검증된 작가의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https://shorturl.at/bsBKQ
적은 자원으로 살아남기 위한 스타트업의 생존 방법론
스타트업계 고전 중 고전이죠. 린스타트업 방법론 등의 이름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 스타트업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론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모든 스타트업은 실패한다. 실패를 줄이고 성공으로 가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은 가장 적은 자원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실험을 계속하는 것이다." 정도 되겠습니다. 지속적인 '실험' 데이터만이 스타트업의 방향을 찾는 열쇠가 되어준다고 믿는다는 점, 그리고 그건 한 개인의 머릿속에서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단정 짓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한 개인의 천재성과 막강한 리더십으로 성공한다고 믿는 중국의 스타트업계와는 다른 양상이죠. (제 부족한 지식으로 인한 일반화일 수 있습니다.)
https://shorturl.at/flADM
페이팔(Paypal)의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 마피아' (성공한 IT 창업가 사모임 중 하나)의 핵심 인물인 피터 틸의 유명한 저서입니다.
이 역시 모두들 읽어봤을 법한 스타트업계 고전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기존에 없는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개척하는 자만이 진정으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정도 되겠습니다. 저자는 이미 포화 시장에서 무섭게 경쟁하는 건 투자 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일이며, 그렇게 성공하더라도 아주 크게는 성공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아무도 온라인 결제를 시도하지 않을 때 이메일로 결제하는 방법을 최초로 유행시킨 페이팔의 CEO가 이런 말을 하니 더욱 그럴싸합니다. 책은 사실 구체적인 예시를 든다기보다는 그저 위의 아이디어를 조금 추상적으로 길게 이야기하는 게 편인데요, 처음 읽었을 때는 신선한 충격과 영감을 많이 주었습니다.
스타트업 관련 책은 정말 넘치지만 오늘은 상당히 유명한, 혹은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책 / 팟캐스트만 다루어봤습니다. 창업에 관심이 있으신 분, IT 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