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어 다니기 시작한 이유

by Walk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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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내적/외적으로 생긴 갈등을 어떤 식으로 해결하시나요?



이 질문의 답변이 내가 걷기 시작한 이유가 된 거 같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걸어 다니기 시작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말로 푸는 스트레스 / 말로 생기는 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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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다 보면 학업이든 직장이든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내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가 조금씩 쌓이게 된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다시금 피곤하고 치열한 내일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어떤 삶을 살고 있든 이런 일상은 반복되는 것 같다. 나 역시 이런 삶의 흐름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생활 속에서 나만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내가 느낀 감정이나 스트레스의 원인에 대해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이었다. 말을 하다 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감정이 어느 정도 정리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내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이었다. 그들은 관심 없는 내 이야기를 계속 들어야 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에게 피로감을 안기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게다가 당장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가족, 친구, 직장 동료 가릴 것 없이 내 얘기를 꺼냈고, 그 대화 속에는 당시 내 입장에서만 생각한 상대방에 대한 비난도 포함돼 있었다. 그래서 대화를 마치고 나면 잠시 청량함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더 찝찝해졌고 결국엔 나 자신을 돌아보며 후회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말을 하면 상대방은 내 이야기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기보다는 피로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흐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지금껏 오로지 나만의 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이기적인 방식으로 대화를 해왔다는 것을. 이제는 그런 방식을 바꿔야겠다고 느꼈다.


[걷기의 위로] 일상 속 활력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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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것의 매력을 처음 알게 된 건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였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걷기를 지속하게 된 건 코로나 시기부터였다. 정말 좋아하던 여행조차 갈 수 없고 하루 종일 집 안에 갇혀 온라인 강의를 듣고 과제를 끝없이 풀고 제출하는 생활을 반복하니 그야말로 숨이 막힐 것 같았다.


그 시절, 나는 동생과 함께 대학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다. 자취방 바로 앞에는 서해 바다까지 이어지는 작은 하천이 흐르고 있었고 그 옆으로는 산책로가 길게 펼쳐져 있었다. 매일같이 붙어 지내다 보니 동생과는 사소한 일로 자주 다퉜지만 그만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스트레스를 풀고 위로하고 격려해 줬다.


하지만 매번 같은 자취방 구석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지겨워질 무렵 우리는 밤바람을 쐬며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자연스레 산책로로 나서게 됐다. 걷다 보니 단지 대화로만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움직이는 그 걷는 행위 자체가 내면의 감정을 해소해 주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걷지 않으면 오히려 몸과 마음이 병들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걷기는 어느새 나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일상이 되었고 지금도 나를 지탱해 주는 소중한 습관으로 남아 있다.


움직일수록 살아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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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함께 걷는 시간은 나에게 정말 큰 행복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갈 수 있고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나의 진짜 모습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간을 만들 수 있고, 또 실천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걷기의 진면목은 오히려 혼자 걸을 때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누군가와 대화하는 시간만큼이나 나는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는 시간을 좋아한다. 전망 좋은 카페에 앉아있거나 좋아하는 항공기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는 시간이 그렇다. 긍정적인 생각이든 부정적인 생각이든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을 정신없이 스쳐 지나가곤 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그 안에서 내가 꿈꿔온 삶, 내가 하고 싶은 일로 성공하는 상상을 자주 하게 된다.


물론 긍정적인 생각만으로도 하루가 부족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학업이나 직장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가 쌓이면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곤 했다. 특히 내 몸이 정체되어 있을 때 이런 생각들은 더 날카롭고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나는 자리를 박차고 나와 누군가와 함께가 아닌 혼자서 걷기 시작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나는 원래 움직일 때 몸과 마음이 살아난다고 느껴왔지만 그때 확실하게 깨달았다. 움직이며 살아난 육체와 정신은 결국 긍정적인 생각들로 나의 머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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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확신은 대학원 시절에 더욱 강해졌다. 그때 나는 심적으로 매우 지쳐 있었고 우울증 초기 증상까지 보일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다. 거기에 향수병까지 겹쳐 매주 본가에 다녀와야 할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다. 특히 본가에서 자취방으로 돌아갈 때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낄 정도로 자취방으로 돌아가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그럴 때면 나는 무작정 2시간이고 3시간이고 걸었다. 놀랍게도 그 걷는 시간 동안만큼은 정말 행복했고 당장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일시적이지만 말끔히 사라졌다. 하지만 자취방에 도착하는 순간 다시금 우울함이 발끝부터 천천히 올라와 나를 잠식하는 것을 느꼈다.


그 경험을 지나고 나서야 나는 깨달았다. 걷기는 나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자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것을.


걷기, 나를 표현하는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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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에 대한 다양한 경험들을 되짚어보면 걷기는 결국 나라는 사람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걸으면서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걸으면서 느낀 순간들을 나누고자 한다.


때로는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마다 찾았던 익숙한 동네의 길

때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특별한 장소들

때로는 나만 알고 싶은 비밀스러운 공간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국내를 넘어 세계의 모든 길을 걸으며 이카루스라는 사람의 다양한 모습과 이야기를 보여드릴 예정이다.


끝으로 지금 이 순간 빠르게 변화하고 치열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러분 혹은 이제 막 시작하려는 독자 여러분께 처음에 드렸던 질문을 다시 한번 건네고 싶다.


여러분은 내적/외적으로 생긴 갈등을 어떤 식으로 해결하시나요?


비록 서툴고 조잡하게 쓰인 글일지라도 이 글이 여러분의 삶에 작은 활력을 더하거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더 나은 삶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