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기업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외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란 다른 기업들과 내부 자원을 공유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기존의 제품/서비스를 고도화하려는 경영전략을 뜻한다. 구글이 ‘세상의 정보를 조직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한다'라는 미션 아래 유튜브와 딥마인드 같은 기업들에 투자하며 다양한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포브스 500개 기업의 52.4%(‘16년 기준)가 스타트업과 다양한 형태로 연계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문제 해결을 원하는 수요기업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공급기업을 중개해주는 플랫폼 서비스까지 등장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에도 많은 기업들이 직접 벤처캐피털, 엑셀러레이터를 설립하여 파트너쉽 발굴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 내가 신사업기획 부서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내무 조직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제휴와 투자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다.
폐쇄적 혁신 vs 개방혁 혁신 (출처 : viima.com)
그런데왜 지금 이런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기업들이 ‘과거와 같은 폐쇄적인 성장방식으로는 앞으로의 초연결 시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걱정은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 모바일 메신저 하나를 가지고 등장한 카카오는 현재 플랫폼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모빌리티 등 여러 산업에서 기존의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OO X Tech’로(FinTech, PropTech 등) 지칭되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등장하여 대기업이 갖추기 힘든 빠른 실행력과, 기술력을 발판으로 전통 산업을 혁신하고 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걸까?
문제 해결을 위한 명확한 목표 설정, 전사적 공감대 형성 등 다양한 성공요인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파트너 기업과의 ‘소통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라 말하고 싶다. 체계적이라는 것은 단순히 실무자의 의지를 통해서가 아니라, ‘오픈 이노베이션 전담팀 구성’, ‘스타트업 친화적인 마인드를 가진 인재 양성' 등 시스템적 방안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모든 비즈니스가 그렇듯 오픈 이노베이션 또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사람 간의 소통과 협력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소통과 공유를 통한 혁신’이 비단 기업에게만 필요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의 시대가 기업에게 혁신을 위한 더 많은 공유와 소통능력을 요구한다면, 기업 또한 그러한 역량과 경험을 가진 인재를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개인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통 능력’과 ‘타인의 지식과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춘 ‘오픈 이노베이터’ 되어야 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시대의 요구를 감지하고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고 있는 것 같다.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이제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또 불필요한 인간관계와 만남을 지양하면서도, 개인의 성장을 위해 트레바리 같은 커뮤니티 서비스를 활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혼자 책상에 앉아 교과서를 외우고 연습문제를 푸는 모습이 시대가 요구하는 성장이 아님을 깨달아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를 포함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변화의 물결에 동참할 것이라 믿는다. 다행스러운 점은 '소통과 공유를 통한 성장'이 우리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삶의 행복을 증진시킨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