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아메리칸

코리안아메리칸은 크게 세 집단으로 나뉜다. 한인 1세, 1.5세, 2세.

코리안아메리칸, 즉 한인은 크게 세 집단으로 나뉜다. 한인 1세, 1.5세, 2세.


1세는 한국에서 이민을 온 사람들, 2세는 미국에서 태어난 이들의 자녀들이다. 그리고 1.5세는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이민 온 이들이다. 이들은 1세대처럼 본국에 대한 고향 향수도 없고, 2세대처럼 현지 문화에 익숙해 2세에 가깝다.


1.5세들은 가족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어를 못하는 부모들의 눈과 귀가 되어준다. 대부분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구사하기 때문에, 부모들의 공과금 처리부터 집으로 날아온 메일을 일일이 번역해 전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한인이민사는 1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3년 1월 13일, 우리 이민 선조들은 하와이에 첫 발을 내딛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5년 상하원 만장일치로 ‘미주 한인의 날’을 법으로 통과시켰다. 이후, 한인들은 매년 1월 13일을 기념하고 있다. 이날은 한인 이민자들이 겪은 시련과 역경을 넘어, 미국 사회에 공헌한 한인들의 업적을 기리고, 2세, 3세에게는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하와이에 한인들이 첫 발을 내딛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자신들만의 역사를 일궈낸 이민 선조들. 대표적으로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 있다. 도산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이민 선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곳 오렌지 농장에서 일해 받은 돈을 한국 독립을 위한 자금으로 보냈다. LA 곳곳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이름을 딴 곳들이 많다. 도산 안창호 우체국, 도산 안창호 인터체인지 등이 그 예다. 그리고 USC 캠퍼스 내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 가족의 생가(Dosan Ahn Chang Ho Family House)가 보존되어 있다. 역사적인 가치를 되새겨 지금 이곳은 한국학 연구소로 쓰이고 있다.


도산 선생은 한인 노동자들에게 ‘오렌지 하나를 따더라도 정성껏 제대로 따는 것이 나라를 위한 일’이라고 일깨웠다. 그는 한인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정당한 임금을 위해 발로 뛰었고, 스스로 미국 가정의 가사도우미로 일하며 동포들의 일자리를 지키려 했다. 또한, 한인들이 집을 더럽게 관리해서 임대를 꺼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일이 동포들의 집을 방문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자 노력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한인 이민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그의 딸 안수산 여사, 랄프 안, 필립 안 선생까지도 아버지의 독립정신을 이어받아 한국과 한인 커뮤니티에 헌신했다. 이렇게 이민 1세대가 길을 잘 닦아놓은 덕에 한인 커뮤니티는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다.


한인 2세들은 이제 더 이상 이민자 자녀로만 불리지 않는다.


그들은 미국 사회의 주류로 자리잡으며, 그들의 목소리와 영향력을 날로 키워가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이들은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LA시 최초 한인 시의원이었던 데이빗 류가 당선됐을 때, 한인 커뮤니티는 한인 정치력 신장의 이정표가 생겼다며 기뻐했다. 지금은 존 리 LA 시의원, 영 김 연방 하원의원, 데이브 민 상원의원 뿐만 아니라, 정부 고위직에도 한인들이 다수 활약하고 있다. 한인 정치인들은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주류 사회에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자의 매력 중 하나는 커뮤니티에 영향력을 미치는 내로라 하는 분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늦은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왔지만,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한인들의 이야기, 한인 2세로서 정체성을 지키면서 주류사회에서 멋지게 성공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나도 모르게 왠지 모를 자신감과 꿈이 생겼다.


한인 2세들이 보여주는 끊임 없는 성장과 자기 계발은 내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 역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의미 있다고 느꼈고, 초라해 보이던 내 일상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들의 인생관과 성공 이야기는 나에게 큰 자양분이 되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나도 언젠가 나만의 길을 찾고,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어야지.

이전 08화한인기자, 그들이 사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