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와서 즐거운 시간만을 보내고 가야 하지만 가끔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는 분들이 생긴다. 일상생활에서도 본인이 아무리 주의하고 조심을 하더라도 사고가 나는데 해외라고 예외 일 수는 없다. 나도 오래 여행을 다니면서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었지만 정말 큰 사고가 아닌 이상은 빨리 수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낫다는 걸 깨달았었다.
오전에 현관 마당에 나왔는데 우리 손님 두 분이 오토바이를 탄 현지인과 툭툭 기사와 한참을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멀리서 대충 들어보니 비용 때문인 것 같아서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나 싶어서 가봤다.
문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우리 손님이 호핑을 예약을 해서 다녀왔는데 호핑에 픽드랍 비용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호핑비용을 먼저 지불했는데 잔돈을 받지 못해 다녀와서 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돌아와 보니 잔돈을 줘야 하는 가이드가 없어서 다른 가이드(같은 보스)가 불러준 툭툭을 타고 왔는데 돈을 내라고 한다는 것이다. 예약한 가이드는 연락이 안 되고 있었다.
그리도 또 하나 문제는 액션캠을 빌렸는데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한번 써 보지도 못하고 어디서 잃어버린지도 모르고 받은 후 얼마 안돼서 잃어버렸단다. 고가의 장비를 잃어버려서 변상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우선 툭툭 기사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니 돈을 줘서 보내라고 했다. 지금 중요한 건 아주 소액인 툭툭 기사 비용과 못 돌려받은 잔돈이 아니라 잃어버린 액션캠을 어떻게 보상해야 하는가를 얘기해야 할 것 같았다. 오토바이를 탄 현지인이 액션캠의 주인이었다. 나를 보더니 주저리주저리 얘기하기 시작한다. 구매한 지 며칠 안된 영수증까지 보여주며 구매한 지 얼마 안 되었고 내일 오전에 다른 사람한테 빌려줘야 한단다. “쇼핑몰에 가서 구매하면 80만 원 정도인데 같이 가면 당신들이 의심하니까 직접 가서 사와라”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너희 나라들은 보험이 잘되어 있어서 보험금을 받을 수 있잖아”라는 것이다.
이거 뭔가 잘 짜인 각본 같기도 한 느낌이 지울 수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런 물증도 없이 그런 얘기를 하면 싸움 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얼른 그 생각은 머릿속에서 지웠다.
손님에게 현지인들과 싸우면 득이 될 것이 없으니 빨리 해결 후 여행을 즐기시라고 했다. 어디 다치거나 한 사고가 아니어서 다행이고, 돈으로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가장 쉬운 문제라고 말씀드렸다. 별다른 해결책이 없었다.
몇 시간 후 우울한 표정으로 가이드와 다시 나갔던 손님들이 해결했다며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신다. 쇼핑몰까지 다녀오면 하루를 써야 해서 근처 ATM에서 돈을 찾아서 줬다고 한다. 그리곤 이것도 추억이라고 그 가이드와 사진도 찍고 포옹도 해주고 미안하다고 했다고 한다. 얼마나 멋진 마무리인가. 그 상황에서 아무리 싸우고 토론을 해봐야 이득 될 게 전혀 없었다. 아까운 시간은 계속 갈 테고, 현지 경찰은 현지인들 편을 들 것이다. 여기서 챙겨야 할 건 아까운 여행 시간이었고 경험이었는데, 우리 손님들은 두 가지를 현명하게 잘 챙기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