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에 나에게 스쿠버다이빙을 배운 분이 가족을 모시고 재방문해 주셨다. 20년 넘게 직장 생활만 하면서 여유롭게 여행을 와본 적도 처음이고 바닷속을 여행하는 것도 처음이었다고 했었다. 나이가 많은 분들일수록 새로운 걸 도전하기가 힘들어진다. 몸은 굳어지고 눈은 침침하고 기억력도 쇠퇴한 느낌 때문에 새로운 걸 도전하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이다.
작년 말에 오픈워터를 취득하고 바닷속이 너무 신비롭고 좋았다던 그분이 이번엔 아내분을 교육시키고 다음엔 아들을 교육시키고 싶어 하셨다. 아들은 물을 너무 좋아하는데 아직은 너무 어려서 교육이 힘들 것 같다고 하셨다.(참고로 스쿠버 다이빙은 만 10세부터 교육이 가능합니다.) 그리곤 가족끼리 같은 취미 생활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신비한 바닷속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다.
예약 한 날짜가 다가왔고, 밤늦게 숙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표정이 밝은 남편분과 아들에 비해서 아내분의 표정이 좋지 않다. 우리 숙소가 5성급 호텔이 아니어서 그런가? 뭔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오전 9시부터 이론 교육을 시작한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런데 아침 9시 30분이 되어도 내려오시지 않는다. 10시가 좀 넘은 시간에 내려오셔서 이런저런 말씀을 하신다. 우선 하고 싶지 않은데 남편분이 하라고 해서 하는 거라고 하신다. 본인은 물이 너무 무섭다고 하신다.
우선 교육을 시작하기에 앞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바닷속이 얼마나 예쁜지 장비를 착용하기 때문에 교육을 잘 받으면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걸 이해시켜 드렸다. 교육을 시작하는데, 너무 피곤하신가 보다. 두 눈에는 졸음이 한가득이다. 바닷속 풍경을 보여드렸더니 관심을 보이신다. 너무 예쁠 것 같아서 본인도 꼭 한 번 보고 싶다고 하신다. 지루한 내용은 스킵하고 중요한 내용 위주로 교육을 하고 실전이 중요한 만큼 수영장으로 갔다. 모든 엄마들이 다 그렇겠지만 본인의 교육보다는 같이 놀러 간 아이 걱정 때문에 교육이 되질 않는다. 장비를 착용하고 수영장에서 장비를 이용해서 호흡을 하는 것도 힘들어하신다. 도저히 무서워서 안 되겠다고 하신다. 저를 믿고 포기하지 말고 한번 해 보자고 했지만, 그만하고 싶다고 하셨다.
교육을 받다가 포기한 경우가 두 번째였다. 그리고 두 번 모두 남편분들이 아내분들을 거의 강제로 데려와서 시키는 경우였다.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무서움도 극복하고 힘들어도 참고할 수 있을 텐데 동기가 없으니 의욕도 없는 것 같았다. 무서움보다는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는 게 더 문제였던 것 같다.
처음부터 교육을 받기보다는 체험 다이빙이나 스노클링 등을 먼저 해보고 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남았다. 나도 교육을 시작하기보다는 이번에는 체험다이빙을 먼저 권했어야 했는데 잘못했던 것 같다.
무엇을 시작하기에 앞서 동기 부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낮에는 학교 밤에는 학원에 메이는 어린 학생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공부를 해야 하는 동기, 학교를 가야 하는 동기를 먼저 만들어 줘야 한다. 요즘의 교육은 그런 동기는 무시하고 최 끝단에 있는 결과만을 너무 강조하는 것 같다. 기초가 없는 집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동기부여는 기초를 다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녀들에게도 공부만을 강요할게 아니라 본인이 공부 혹은 그 무엇인가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