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첫 외국인 다이빙 손님이 준 교훈

by 해외교민

밤늦게 와츠앱 알림이 왔다. 오늘 체크인 한 손님이었는데 스쿠버 다이빙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커플이 모두 어드벤스드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었고 가고 싶은 장소를 콕 집어서 가능 한지 연락이 온 것이었다. 손님이 원하는 곳이 잘 가지 않는 먼 곳이었기 때문에 우선 다이빙 샵에 연락을 해서 가능한지 물었더니 내일 간다는 것이다. 운이 좋았다.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그들에게 가격과 출발 일시를 알려줬다. 다만, 우리가 이용하는 다이빙 샵이 그들이 가고 싶어 하는 포인트와 거리가 좀 멀어서 배를 편도로 2시간은 타야 한다고 미리 알려줬다. 대답은 오케이~ 그레잇~ 땡큐~. 우리의 첫 번째 외국인 다이버 손님이 탄생했다.


해외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면서 내가 ‘외국인 손님’이 된 적은 많았지만, ‘외국인 손님’을 맞이한 건 처음이라 기분이 묘했다. 스쿠버 다이빙은 물속에서는 서로 대화를 할 수 없어서 수화를 하기 때문에, 언어가 달라도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다이빙 포인트에 대한 설명과 안전수칙등만 소통할 정도만 되면 된다. 하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한국인 사장님이 하시는 다이빙샵을 많이 찾는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식사가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한국인 다이빙샵은 숙박과 식사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가는 다이빙샵도 다이빙을 하면 점심을 제공하는데 당연히 한식이었다. 이 친구들이 한식을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나 싶었다. 요즘 K-FOOD가 유행이라지만, 아직까진 태국 음식이나 인도네시아 음식처럼 여행자들이 즐겨 먹는 음식은 아닌 것 같다.


다음날, 갈길이 멀었기 때문에 일찍부터 서둘렀다. 다이빙 샵에 가서 장비를 세팅해 주고 배에 올랐다. 12명의 다이버 중에 그들만 다른 언어를 쓰는 외국인이었다. 혹시라도 지루하고 어색하진 않을까 싶어 대화를 시도했다. 작년 10월부터 여행 중인데, 태국에서 오픈워터와 어드밴스드를 취득하고, 인도네시아에서 다이빙을 했다고 한다. 나도 장기 여행을 오래 했기 때문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포인트에 도착했다.


장비를 챙기고 입수! 다른 팀들과 같이 다니려고 했으나 조류도 세고 이 친구들은 체크 다이빙이니 조류가 약한 쪽으로 넘어갔다. 시야가 너무 좋지 않았다. 볼거리도 많이 없고 흔한 거북이도 잘 안 보인다. 출수 후 시야가 너무 안 좋았다고 하니, 산호가 많아서 좋았다고 한다. 그래, 여기는 산호가 참 많은 지역이었다. 너무 자주 보니 까먹고 있었던 것 같다. 두 번째 다이빙을 끝내고 점심을 먹었다. 김밥과 라면. 한국인에겐 물놀이 후 적당한 점심이지만 외국인에겐 어쩔지 모르겠다. 다행히 젓가락질은 잘했다. 외국인들하고 가끔 식사를 하면 특이한 점을 보게 된다. 음식을 깔끔히 먹는다고 할까? 잔반이 잘 남지 않는다. 이 친구들도 매워하면서도 거의 깔끔하게 다 먹었다.


세 번째 다이빙은 지형이 독특한 지역으로 갔다. 시야도 역시 너무 안 좋았지만 이 친구들은 너무 예쁘다고 좋다고 한다. 물론 그냥 말 뿐일 수도 있지만 이 친구들의 표정과 행동을 볼 때는 진짜로 좋아하는 것 같았다. 돌이켜 보면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장기간 여행을 하면서 비가 오고 눈이 오고 춥고 덥고 해도 항상 좋았다. 여행 중이라서 좋았던 것도 있지만, 항상 새로운 것을 보고 경험하는 것 자체가 좋았다.


대부분의 우리의 삶은 익숙함의 반복이다. 같은 출근길, 같은 집, 같은 식단, 같은 친구들, 익숙함이 좋기는 하지만 권태를 느끼기도 한다. 그럴 때 필요한 게 여행이 아닌가 싶다. 내가 익숙함이라고 표현한 것들은 가장 중요한 것들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들에 생기를 더 불어넣고 중요함을 잊어버리지 않게 가끔은 새로운 것을 찾아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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