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 “미얀마”

by 해외교민

미얀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새벽같이 떠나는 날 위해서 달콤한 잼이 발라진 따뜻한 빵이든 스티로폼 박스를 들고 뛰어오던 밝은 미소의 호스텔 직원에 대한 추억이다. 그곳이 나의 첫 번째 미얀마 여행지였던 만달레이였다. 어쩌면 내가 지금 작은 숙소를 운영하게 된 계기도 그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때의 이야기를 해보면, 만달레이에서 나는 바간으로 이동하기로 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미얀마는 여행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숙소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었고 만달레이에서 바간까지 강을 따라 12시간 이상 걸리는 배편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어렵게 티켓을 구했다.


항구까지 가는 오토바이가 새벽 4시 30분에 픽업오기로 해서, 3시 30분에 일어났다. 새벽까지 뒤척이다 늦게 잠들었는데 직원이 깨우러 왔다. 도미토리에서 모닝콜 서비스는 처음이다. 그런데 비가 미친 듯이 온다. 그칠 기세가 아니었다. 차가 아니라 오토바이를 타고 가야 했는데 난감했다. 오토바이 기사에게 우의가 있냐고 물었더니 없단다. 비가 정말 많이 왔으므로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을 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숙소 직원이 들어가서 본인의 우의를 가져왔다. 그리고 오토바이 타고 가려는 순간 건물 입구에서 도로 앞까지 직원이 뭐라 하면서 흰색 봉투를 들고 뛰어왔다. 헬멧을 강하게 때리는 빗소리를 뚫고 들려온 단어는 “breakfast! Breakfast!”였다. 그리곤 그 장대 같은 비를 맞으며 뛰어와서 흰색 봉투를 건네주었다. 그러고 나서도 그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내가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었다.


흰 박스 안에는 딸기잼과 누텔라잼이 발라져 있는 식빵과 바나나가 들어 있었다. 새벽에 나를 깨우고 빵을 굽고 잼을 바르고 있는 그의 모습을 상상하니 갑자기 뭉클 해졌었다. 미얀마의 만달레이는 나에게 신이 만든 경이로운 자연보다 인간이 주는 감동이 훨씬 찐하다는 걸 보여준 도시였다.


그러한 곳이 지금 전례 없는 지진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소식은 나를 너무 가슴이 아프게 한다. “엎친데 덮친 격”이라는 말이 그들의 상황에 맞는 속담이 아닌가 싶다. 내전의 상처와 지진의 피해가 그들의 미소와 삶의 의지를 덮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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