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서로의 상황을 이해 하지만 해결 할수 없는 문제

by 해외교민

월요일 오후 손님에게 문자가 왔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 소리 때문에 신경이 너무 쓰인다는 것이다. 내가 사는 이 나라에서는 생일이나 기념일 같은 경우에 가족들이 모여서 노래방 기계를 빌려다가 하루종일 노래를 부른다. 이 나라 사람들은 노래 부르는 걸 참 좋아한다. 길거리에서도 노래방 기계로 노래를 부르고, 집에서도 노래를 부르고, 여객선에서도 줄을 서 가면서 노래를 부른다. 내가 듣기엔 소음이지만 그들에겐 즐거움일 것이다.


일요일 오후부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었고, 월요일 아침이 되자 또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었다. 내가 생각해도 파티를 너무 오래 한다 싶었는데, 역시나 손님 중 한명이 컴플레인을 한 것이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소음이 크면 경비실에 전화를 하거나 경찰서에 전화를 해서 해결을 부탁하겠지만, 이 나라는 일상적인 것이어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고객의 요청이 왔으므로 우선 그 집으로 향했다.


멀리서 보니 역시나 가족이 모여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노래방 기계와 커다란 스피커 앞에 모여있다. 가족 중 한명이 나오길래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어제가 생일 이었고, 오늘 오후 4시까지 기계를 빌려놔서 놀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양해를 구했지만 아랑곳 하지 않는다. 알겠다고는 했지만 조금도 소음이 줄어들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돌아와 고객에게 설명을 하고 양해를 구했다. 우리는 이곳에 온 이방인이니 이들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이해하고 용인해야 한다. 내가 가진 기준은 내 고향의 것이고 이곳의 기준은 다를 수 있으니 내 기준으로 그들을 평가하고 나무랄 수 없는 노릇이었다.


손님은 알겠다고 했지만 탐탁지 않은 모습이다. 오후 5시가 넘어서도 노래는 계속됐고 그칠 줄 몰랐다. 아마 우리만 신경쓰지 다른 주민들은 신경 안쓰는 것 같았다. 오히려 가서 같이 놀고 싶어 했을 수 있다.

저녁 준비를 한창 하고 있을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결국 그 손님이 참지 못하고 체크 아웃을 한다는 것이다. 하루 숙박이 더 남았는데, 그냥 나간다고 한다. 본인은 쉬러 왔는데 쉬질 못하니 불편하다고 한다. 손님의 입장도 이해가 되고 주민들의 입장도 이해가 되고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내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이해만 할뿐 할수 있는게 없다. 다행이 생일이 일년에 한번 뿐이라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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