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

by 해외교민

숙박업을 하기 전에는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말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를 못 했다는 말보다는 와닿지 않았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우리는 집, 학교, 사무실 등을 떠난 자리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음날 혹은 며칠후에 다시 그 자리에 가기 때문이고, 그 자리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해당 표현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휴게소 화장실에서 많이 보곤 했다. 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화장실을 좀 더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서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이니 깨끗하게 사용 해 달라는 표현일 것이다. 이 문구도 이제는 효과가 없는지 잘 찾아보기 힘들긴 하다.


숙박업을 하면서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는 걸 몸소 체험하게 됐다. 나도 여행을 많이 하면서 이런 저런 형태의 숙소를 많이 이용했지만 나는 어떠한 사람이었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처음에 온 그대로 아무도 이용하지 않은 것처럼 정리를 해 놓고 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제는 다시 볼일이 없을 거라는 표현을 해 놓은 방부터 돈을 내고 사용했는데 청소비용도 포함이라는 표현을 해 놓은 방까지 아주 다양하다. 방을 단순히 치우지 않은 것 뿐만 아니라 기물 파손을 하고 그냥 가는 사람들도 있고, 온통 진흙투성이 바닥에 가지고 온 온갖 쓰레기를 다 버리고 가는 사람들, 음식물을 먹고 치우지 않은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어디까지가 나의 의무고 어디까지가 손님의 의무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들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의 인품을 더욱 존경할 수밖에 없다.


숙박업을 시작한 후로 나도 몇번의 여행을 다니면서 다른 숙박업소를 이용하면서 항상 떠난 자리를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항상 나오기전엔 에어컨을 끄고 소등을 한다. 침구는 가지런히 하고, 쓰레기는 지정된 장소에 버린다. 내가 사용하고 끝나는 곳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사용해야 하는 곳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내는 비용은 잠시 남의 것을 빌려쓰는 것에 대한 비용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도 우리의 것이 아닌 우린 잠시 머물다가 가는 존재일 뿐일 것이다. 수십억년의 시간에서 우리가 머무는 시간은 고작 티끌만한 시간이기에, 우리는 이 지구를 있는 그대로 두고 떠나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지구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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