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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rid Feb 14. 2020

저는 실수 투성이 입니다.

실수.. 너란 녀석 정말 창의적이다.

실수 너란 녀석은 정말.. 창의적이야.


인간이 실수 없이 살 수 없다고는 하지만, 저는 특히나 실수가 많은 편입니다.

단적인 예를 들면, 일생 생활에서는 찾는 물건을 눈 앞에 두고도 못 찾는 경우, 시계를 안차고 출근한다고나, 열쇠를 두고 나온다거나 하는 등 매일 반복하는 단순한 행위에서 조차 실수를 합니다.


일을 하면서도 실수는 어김없이 발생합니다.

문서를 작성하면서 맞춤법이 틀린다던가, 글꼴이 다르다던가, 불필요한 단어가 들어있다던가, 숫자가 안 맞는 등 여러 번을 고치고 다시 보아도 보이지 않다가, 보고를 하는 순간 눈에 뙇 보여서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경험.. 저만 그런 건가요?


실수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실수란 것들이 정말 창의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쩜 이렇게 나의 예상을 벗어난 것들에서 튀어나오는지...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이런 게 발견이 안될 수가 있지? 내 머리가 이상한 건가?라는 생각까지 들기도 합니다.


실수를 대하는 두 가지 관점.

 

아.. 이거 어떻게 하지.. 하...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뭐~


첫 번째는, 좌절하고 머리를 쥐어짜며 자책은 하지만, 실수를 잊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경우입니다. 실수하고 맘 상하고, 한 잔의 술로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응?). 그래 잊자! 하는 것이지요.


두 번째, 좌절하고 머리를 쥐어짜며 자책 하지만, 실수를 잊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칩니다.

둘 다 크게 다르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수를 잊지 않기 위해선 상당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바로 실수를 하지 않는 방지책을 만드는 것이죠. 엥? 그게 모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눈을 씻고 주변을 둘러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있죠. 도로에서 볼 수 있는 신호등, 과속 방지턱 등이 실수를 통해 얻은 것들이 되겠죠. 실수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절차를 만들고, 안전장치를 만드는 행위. 즉, '환경설정'이 바로 '실수를 잊지 않기 위한 발버둥'이 되겠습니다.



카이로스와 크로노스

그리스어에서는 '때'를 나타내는 말이 καιρός (카이로스)와 χρόνος (크로노스)의 2가 있다. 전자는 '시각'을, 후자는 '시간'을 가리키고 있다.

'크로노스 시간': 과거부터 미래로 일정 속도·일정 방향으로 기계적으로 흐르는 연속한 시간을 표현.
'카이로스 시간': 일순간이나 인간의 주관적인 시간.

나의 책 안과 밖의 스승님들은 시간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똑같이 흘러가는 시간에도 서로 다른 가치가 있습니다. 그저 하루가 24시간으로 흘러가는 물리적 시간 '크로노스'와 나의 경험으로 가득 채우는 '카이로스' 나누어집니다. 이 두 가지 관점에서 '실수'를 바라본다면 어떨까요.


똑같은 실수를 하더라도 '실수를 잊기 위해 시간을 보냈다면, 실수가 만들어지기 까지의 시간과 실수 한 그 순간 그리고 실수가 잊히기까지의 시간은 '크로노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아무것도 채우지 못한 채 그저 흘러가는 시간입니다.


반대로 실수를 번복하지 않기 위해 시간을 쏟아부었다면 '카이로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사건을 겪었음에도 시간의 가치는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카이로스'로 이루어진 시간들은 '돈이 되는 시간'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바로 '기회비용' 때문입니다. 오늘의 실수로 경험치를 얻었다면, 또 다른 상황에서 더 큰 위험을 피해 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도록 하죠. 여행을 가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등산을 하기 위해서죠. 올해 겨울산이 그렇게 멋지다 하여, 계획한 근사한 여행이 될 예정이었습니다. 산길에서 펑크만 나지 않았다면 말이죠. 이곳은 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어 수리기사님을 부르더라도 오는데 까지 서너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이번 여행을 위해 여러분은 한 달 전부터 바쁘게 업무를 처리해 두었고, 숙박도 예약했으며, 음식도 멋지게 준비해두었습니다. 그런데 망했죠. 바로 펑크 때문에 말입니다. 눈앞이 아찔할 것입니다. 그동안 겨울산을 보기 위해 가족들과 계획했던 모든 것들이 틀어지고, 차 안의 가족들은 불평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작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며 가족들은 더욱 분개합니다. 왜 우리가 여행을 갈 때만 이런 일이 생기는지 이야기 하기 시작합니다. 모든 비난은 나의 탓인 것 같아 아주 미칠 노릇입니다. 그런데 만약, 작년의 실수 이후 스페어타이어를 구비했고, 작년에 수리기사님이 타이어를 교체해 주시는 것을 잘 보고 배워 두었다면? 펑크는 쉽게 해결됩니다.

수리기사님을 부를 필요도 없고, 수리비용을 지불할 필요도 없으며, 가족 여행 계획을 수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즉, 시간이 돈이되게끔 만든 것입니다.  

 

실제로도 차량 펑크는 간단하게 해결이 가능합니다. (해봐서 압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간이 돈이다'라는 것은 시간을 허투루 쓰지 말자는 의미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실수를 통해 시간의 가치를 바꾸자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삶의 만족을 얻기 위해선 흘러가는 '크로노스' 시간을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바꾸어 나아가야 한다"


저는 정말 많은 실수를 하며 살아왔습니다.(앞으로도 쉴새없이 하겠죠?) 아무래도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죠. (여기서 실력은 환경을 설정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만들고 실천할 수 있느냐?로 정의하였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수가 반복된다면, 정신력으로 극복해야지!" 이란 말은 저는 더 이상 믿지 않습니다.  

올바른 환경설정 만이 실수를 줄이는 최선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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