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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rid Mar 21. 2021

코미디는 비극 더하기 시간

녹아내리는 노동의 가치

올해 초 세워둔 여러분의 1년 계획은 전부 안녕하신가? 21년도 1분기 마감을 해야 할 시기가 다가온다. 

원대했던 1년 계획과 조금(?) 다르게 대단히 쥐꼬리만 해 보이는 성과를 이루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의 시간이다.  


두려워 말라, 21년 계획과 동떨어진 삶을 사는 이는 당신뿐만이 아니니까. 


보라! 기세 등등하게 21년 세운 나의 원칙.  시작은 창대하나 성취는 미비하다. 


코미디는 비극 더하기 시간
- 유머의 마법 - 



비극의 시작

우리가 지난 수년간 반복했듯 새해 계획은 매번 틀어졌다. 매년 반복되는 나의 계획 중 하나는 재벌 3세가 되는 것인데, 매년 실패를 거듭한다. (할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달성을 했어야 했는데... 얼굴도 뵙지 못한 할아버님을 탓할 순 없으니 오늘도 힘내 본다.) 


사회생활에 뛰어든 지 어느덧 10년, 순진했던 20대는 지나고 닳고 닳은 30대의 중반을 지나고 있다. 내 또래의 가장 큰 고민은 결혼, 육아, 그리고 '집'이다. 인간의 필수 3요소는 의, 식, 주인데 의식 없이 지난 10여 년간 의, 식에 집중적으로 소비한 사람들은 30대의 삶에서 '주'는 이제 지워야 하겠다.  


비극은 이미 시작되었다는 말이다. 월 300만 원 받는 샐러리맨이 지난 10년간 의식(or의, 식)을 잃을 지경으로 모을 경우(=숨만 쉬고 살 경우..), 연 3600만 원 x10 년이면 3억 6천만 원이 된다. 그런데 지난 13년도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추이를 보자. 13년도 평균 5억이던 평균 아파트 가격이 10억을 돌파했다. (이제는 10억 넘지 않는 아파트 찾기가 힘들다.) 여기서 어우~ 많이 올랐네~ 서울 주택자 소유자는 좋겠다~ 아우 배 아프다~ 정도만 떠오르는가?


내 눈에는 지난 10년간 열심히 투입한 노동의 가치가 녹아내리는 게 보인다. 열심히 일한 당신이여 떠나라!? (진짜 지구를 떠나는 수가 있다.) 만약 당신이 지난 10년간 열심히 일한 시간으로 벌어들인 수입을 욜로!(=골로?!)에 집중했다면 진짜 다음 생.. 아니 다음 10년은 진짜 골로 가겠다고 생각해야 한다. 



더하기 시간

하지만 아직 좌절하기엔 이르다, 기회는 언제나 다시 오기 마련이다.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사옵니다.) 아시겠지만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위험 구간에 들어섰다. (그렇다고 나는 폭락이 올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한번 더 상승을 하거나, 조금 더 상승했다가 어느 정도 조정을 받고, 이후 횡보할 수도 있겠다. 또는 과도한 조정이 올지도 모른다. (예측은 나의 영역이 아니다. 모든 이들의 전망은 전부 그럴싸해 보인다.)


그러니, 평범한 우리가 할 수 있는 Risk 해소 방법은 최대한 '주'를 위해 '의, 식'에 대한 소비를 줄이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뛰어들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겠지. (과도한 부채를 보유한 유주택자들 역시 집 값 올랐다고 소비를 늘리면, 그 역시 괴로워질 것이 분명하다.)  



코미디

자산을 만들어 낸 것은 인간인데,  인간은 동일한 시간 동안 '자산'보다 못한 가치를 지니게 된다. 

때문에 과거 수년간 근로를 소득을 축적한 '현금'(노동의 축적, 가치)은 자산의 가격 상승 앞에서 순식간에 녹아내린다.(참 웃기는 상황이다. 우리 아버지 시대가 열심히 일한 40년간의 노동 축적의 결과물(현금)이 몇년 만에 증발해버렸다.) 알다시피, Human Resource라는 것은 인플레이션 발생 시 다른 Resource  보다 늦게 가격이 상승하는 특징이 있다. 한 번 가격이 오르면 다시 가격을 낮추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인건비는 보수적으로 상승한다. (그래서 내 월급이 10년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노동의 가치를 자산으로 치환하며 지난 10년을 보냈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가치가 훼손되는 상황을 피한 것이다. 자신의 노동의 가치는 훼손되었지만, 자신의 가치는 지킨 셈이다. 앞으로 또 10년을 뒤돌아볼 때가 온다. 그때도 슬픔에 잠겨있을 것인가? 


인간은 평등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개인의 가치는 평등하지 않다. (즉, 자원으로서의 인간은 평등한 존재가 아니다.) 


앞으로 남은 모든 생을 비극으로 마감할 것인지, 아니면 10년의 비극으로, 남은 생을 즐거운 한 편의 코미디로 승화시킬 것인지는 우리 스스로의 몫이다. 


PS. 내가 위에 기록한 이야기 모두가 당신에게는 유머였으면 좋겠다. 누군가 에게는 아주 잔인한 유머가 될지라도 말이다. 

#자산 #노동 #경제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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