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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빈 Aug 12. 2020

아홉수의 두려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나는 때때로 지금의 삶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작은 집에서 아이들과 지지고 볶으며 사는 것.

중소기업이지만 다닐 직장이 있는 것.

뚜렷한 저축의 형태는 없지만 마이너스가 아닌 삶.




그러나 나는 종종 지금의 삶에 두려움을 느낀다.


작은 건 둘째치고 햇볕이 들지 않는 집에서 평생을 살 수 있을까.

중소기업이라 월급이 밀리고, 삭감되는 불안을 평생 안고 살 수 있을까.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플러스가 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창이 큰 집에 살고 싶다.

공기업에 다니고 싶다. 공무원을 준비할까?




그러나 이내 나는 현실로 돌아와 내일의 출근을 준비한다.

연이은 장마에 오래된 우리 집은 창틀에서 비가 새기 시작했다. 내일 출근 후에 혹시 비가 샐 수 있으니 밑에 양동이를 가져다 둔다.

삶이 고단하다.

돈이 없는 것이, 아이를 키우는 것이 고단한 게 아니라 나는 그저 삶에 여유가 없는 것이 너무 고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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